‘1순위 잭팟’ 유재학 감독 “AG 금메달만큼 기뻐…둘 중 한 명 뽑겠다”

2016-10-03 15:57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이 3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6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순위 추첨식’에서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만큼 기쁘다.”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6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 순위 추첨.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할 구단으로 울산 모비스의 이름이 호명된 순간 자리를 벌떡 일어나 함박웃음을 지으며 기뻐한 사람은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이었다.

이날 유 감독은 “생각도 안 하고 있다가 갑자기 호명돼 깜짝 놀랐다. 나도 왜 이렇게 기뻐했는지 모르겠다. 좀 부끄러웠지만,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을 때만큼 기쁘다”고 추첨 결과에 대만족했다. 공교롭게 이날 유 감독이 누린 ‘행운의 날’은 2년 전인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바로 ‘그 날’이다.

올해 KBL 신인 드래프트는 사상 최초로 이원화로 진행됐다. 이날 구단별 순위 지명 순서까지 정한 뒤 오는 18일 같은 장소에서 각 구단이 선수를 지명하는 행사를 별도로 개최한다. 각 구단은 지명권 행사 전까지 2주간 누구를 뽑을지 결정할 수 있다.

모비스가 지명할 선수는 고려대 4학년에 재학 중인 206cm의 센터 이종현(22)이 유력하다. 이종현은 이번 드래프트 ‘0순위’로 지목된 정통 센터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유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혜택까지 받았다. 구단으로서는 이종현의 기량과 향후 조건이 모두 최고다.

이종현을 포함해 주목을 받는 ‘빅3’는 최준용(22·연세대)과 강상재(22·고려대)다. 둘 다 장신 포워드로 내·외곽이 모두 가능한 유망주들이다. 올해 국가대표로 발탁 됐으나 부상으로 제외될 정도로 기량에 있어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유 감독도 1순위 지명을 놓고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유 감독은 “일단 구단과 상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며 “둘 중 한 명을 뽑을 생각이다”라고 조심스럽게 예고했다. 유 감독이 말한 둘은 이종현과 최준용이다. 최준용은 201cm의 포워드로 뛰어난 운동능력과 스피드, 외곽슛 능력을 모두 갖춘 다재다능한 선수다.

유 감독은 “이종현과 최준용 모두 기량은 즉시 전력감이 맞지만, 프로 경기에서 바로 뛸 몸 상태가 아니다”라면서 “최준용도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한 선수다. 누굴 뽑든 앞으로 리빌딩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비스행이 유력해진 이종현도 이날 잠실학생체육관을 찾았다. 지명 추첨을 마친 뒤 이종현은 ‘모비스가 자신을 뽑는다면’이라는 전제로 “모비스는 우리나라 최고의 팀이다. 유재학 감독님이라는 좋은 감독님이 계시고, (양)동근이 형은 자타공인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다. (함)지훈이 형이라는 좋은 센터도 있다”며 “이런 선수들과 같이 뛰면 좋은 시너지효과를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전체 2, 3순위 지명권을 각각 획득한 서울 SK와 인천 전자랜드도 아쉬움보다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문경은 SK 감독과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입을 모아 “3순위 안에만 뽑히면 다행이라 생각했다”며 “무조건 빅3 안에서 뽑을 생각이다. 좋은 선수로 키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