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무기 실전배치 가속도…6차 핵실험, 언제·어디서·어떻게 할까?

2016-09-21 14:53
탄도미사일 탑재 소형 핵탄두 폭발 및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징후 탐지…노동당 창건일 유력 관측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북한이 5차 핵실험에 이어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시험인 위성 운반용 로켓 엔진 분출시험까지 실시하면서 핵무기 완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의 마지막해인 올해 안에 핵보유국 지위를 얻겠다는 김정은의 강한 의지를 감안하면 조만간 6차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1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언제든지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돼있으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2번 갱도와 3번 갱도 모두에서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

군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풍계리 지역 2개의 갱도에서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를 마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는 모두 3개로, 2006년 1차 핵실험은 1번 갱도, 2·3·4차 핵실험은 2번 갱도에서 각각 실시됐다. 지난 9일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9·9절)을 맞아 단행한 5차 핵실험은 2번 갱도에서 400~500m 떨어진 곳에서 이뤄졌다.

6차 핵실험은 지금까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3번 갱도에서 감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3번 갱도 입구에 대형 위장막을 설치한 사실이 확인된 것도 조만간 3번 갱도에서의 핵실험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북한의 주장대로 지난 5차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규격화에 성공했다면 6차 핵실험은 ICBM 등 탄도미사일에 탑재,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를 만들어 이를 폭발시키는 실험일 것으로 예측된다.

소형화된 핵탄두를 실제로 탄도미사일에 탑재해 터뜨리는 시험에 성공한다면 핵무기 완성의 마지막 남은 퍼즐을 완성하게 된다. 북한은 이미 핵물질인 고농축우라늄(HEU) 생산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며 잇따른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성공으로 핵탄두 운반 수단도 확보했다.

아울러 북한이 위력을 증대시킨 핵탄두를 폭발시키는 실험을 할 가능성도 있다. 탄도미사일에 탑재되는 핵탄두는 소형화·경량화 되면서도 강한 폭발력은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5차 핵실험의 추정 폭발력은 10kt으로 북한 핵실험 사상 최고 규모였지만 우리 정보 당국은 수소폭탄 실험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탄은 원자탄, 증폭핵분열탄보다 기술적으로 한 수 위에 있는 것으로, 원자탄에 비해 수십~수백 배 강한 위력과 함께 소형화가 가능해 북한이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북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은 핵무기 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소형화까지 거의 다 온 것으로 평가된다”며 “다음 수순은 실전 배치를 위한 위력 조절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시키는 기술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까지 북한의 6차 핵실험은 노동당 창건기념일인 10월 10일이나 미국 대선일인 11월 8일 전후가 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북한이 그간 주요 기념일에 맞춰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핵무기의 연내 실전 배치를 위해 가속도를 내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미국은 대북 압박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이날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를 한반도에 출격시켰다. 북한의 5차 핵실험 나흘만인 지난 13일 이후 8일 만이다. 이날 오후 한반도 상공에 모습을 드러낸 B-1B 2대 중 1대는 이례적으로 오산 공군기지에 착륙했으며, 또 다른 1대는 곧바로 미군 괌 앤더슨 공군기지로 돌아갔다.
 

오산 착륙하는 B-1B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