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기업, 신용등급 줄줄이 하락…해양플랜트 수주 ‘적신호’

2016-09-16 13:06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국내 조선 ‘빅3’에 해양플랜트를 발주했던 글로벌 에너지기업 등 외국 선사들의 신용등급이 올해 줄줄이 하락했다.

저유가 상황이 계속된 탓에 재무구조가 취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16일 삼성중공업은 최근 유상증자를 위해 공시한 증권신고서에서 투자위험요소 중 회사위험으로 "주요 거래처 상위 10개 업체 중 해양플랜트 관련 업체의 신용등급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증권신고서를 보면 올해 반기말 기준으로 주요 발주처 5개사의 장기 신용등급(S&P 기준)이 하락했다.

드릴십 2척을 발주한 오션리그는 신용등급이 ‘B-’에서 ‘CCC+’로, 27억 달러 규모의 해양가스생산설비(CPF)를 발주한 일본의 석유가스 공기업 인펙스는 ‘A’에서 ‘A-’로 강등됐다.

이밖에 스타토일, 토탈, 쉘의 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하향 조정됐다. 쉘은 최근 경쟁사 인수로 부채가 700억 달러 가까이 치솟아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한 단계 더 강등됐다.

신용등급 하락의 원인은 재무구조 악화로 이들 기업의 신규 발주 등 투자는 물론 이미 주문한 선박에 대한 지급 능력이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또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더 높은 금리에 돈을 빌려야 해서 선박 금융비용이 증가한다.

실제 쉘은 최근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설비투자를 2014년보다 38% 줄이겠다고 밝혔다.

오션리그는 내년 6월과 2018년 1월에 인도할 예정이던 드릴십 2척의 납기일을 각각 1년씩 연장하기로 지난달 삼성중공업과 협의한 바 있다.

오션리그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자금 사정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