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차질 한진해운, 선박압류 막아라 ‘스테이오더’ 신청

2016-09-02 20:06

한진해운 채권단이 만장일치로 신규 자금 지원 불가 결정을 내린 30일 서울 영등포구 한진해운 본사 로비에 컨테이너선이 전시되어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법정관리에 돌입한 한진해운이 선박의 압류를 막기위해 ‘스테이오더(Stay Order, 법원 압류중지명령)’를 미국 법원에 신청할 예정이다.

2일 한진해운은 “국내 법원에서의 기업회생절차 개시와 병행해 미국 등 주요 국가에 스테이 오더를 신청할 것”이라며 “선박 및 기타 자산에 대한 억류 방지를 위해 최대한 조치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싱가포르에서는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선 1척이 압류돼 있으며 압류를 피해 외국 항구에 입항하지 못하는 배도 수십 척에 이른다.

해운전문지 로이드리스트는 한진해운은 선박들에게 미국의 파산보호인 챕터 15(Chapter 15)을 획득하기 전까지 항계 밖 대기를 선박들에 지시한 것으로 분석하고, 일부선박은 부산으로 귀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해외 억류보다 부산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한진해운은 가장 많은 물동량을 운송하는 미국에 우선 스테이 오더를 신청하고 다른 거래 국가들에도 협조를 요철항 계획이다.

다만 스테이 오더는 압류에서만 자유로워질 뿐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항만이용 대금 지급과는 별개의 문제인 만큼 한진해운측은 미국과 중국 등에 우선적으로 긴급 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31일부터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선은 한국의 광양항을 비롯해 중국의 샤먼‧얀티엔·상해‧닝보, 일본의 요코하마‧모지‧나고야, 호주 시드니, 싱가포르, 인도 나바샤바 등 아시아권역을 비롯해 발렌시아(스페인), 함부르크(독일) 등 유럽, 사바나·롱비치(미국), 프린스루퍼트(캐나다)등 미주지역에서도 하역작업을 거부당해 정박 대기 상태에 있다.

이들 선박들은 검수 및 고박(레싱) 등을 담당하는 하역 업체들이 대금을 떼일 것을 우려해 작업을 거부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항에서도 하역업체들의 반발로 지난 1일부터 운항 중단 사태가 빚어졌으나 부산항만공사가 중재에 나서며 사태는 일단락 된 상태다.

이날 오후 4시부터 한진 텐진(Hanjin Tianjin) 접안을 시작으로 부산 신항 하역 작업이 진행됐으며 연료유를 구매 못해 출항을 못했던 선박 2척도 기업회생절차 개시 이후 포괄적 허가 신청이 완료됨에 따라 급유 후 출항 예정이다.

또한 선주사의 운항 거부로 운항이 중단되었던 한진 멕시코(Hanjin Mexico)은 선주사의 지시 철회로 이날 오후 3시 부산 북항에 입항해 하역작업에 나선 상태다.

선박에 대한 입항거부 및 하역작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타격도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수출에 차질을 빚은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수출화물 무역애로 신고센터’가 문을 연 가운데 개소 첫 날 15개사가 피해사실을 신고했다.

우리나라 수출기업이 신고한 전체 피해규모는 총 434만3657달러로 이는 본래 가격인 송장가격(Invoice Value) 256만157달러에 추가비용 178만3500달러가 더해진 규모다.

이들 업체는 납기지연으로 인한 계약해지 우려와 추가비용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일례로 선재(Wire rod)류를 수출하는 한 수춝업의 경우 유럽과 미주항으로 보낼 약 80만 달러어치의 납품물량에 발이 묶이면서 추가비용으로 80만 달러가 추가로 소요될 전망이다.

D사는 납품지연으로 인한 거래처와의 거래 정지 또는 거래 단절에 대한 우려감이 높은 상황이다. 업체 관계자는 “정부는 이러한 사태를 예방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주거나 한진해운 사용 기업에 미리 주의를 줬어야 한다”며 목소릴 높였다.

한진해운의 피해규모는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관계자는 “현재 발이 묶인 선박들 이외에도 운항중인 선박들이 다수가 있다”며 “정상운행을 못하게 되는 선박의 숫자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