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소연 "'이브의 모든 것' 이후 16년, 다시 악녀가 고프다"

2016-08-26 07:00

악역에 도전하고 싶다는 배우 김소연[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질투에 사로잡혀 모든 것을 빼앗던 악녀가 아이를 불의의 사고로 잃은 엄마가 됐다. 남편의 불륜과 시댁의 무시를 견디고 끝내 자신의 행복을 찾아 한 걸음을 내딛는 MBC 주말극 '가화만사성' 속 봉해령은 배우 김소연(36)을 한층 성장시켰다.

극이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매일 울다시피 했던 김소연은 최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번 작품으로 연기에 대한 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며 웃었다. '엄마를 연기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이제 없다. "배역 선택에 거리낌이 없어졌어요. 앞으로 작품을 볼 때 시야가 더 넓어질 것 같아요."

사실 굳이 생애 첫 엄마 연기 이야기를 꺼낼 필요도 없다. 배우 김소연의 최근 필모그래피는 다른 누구보다 다채롭다. SBS '대풍수'로 사극에 도전했고, MBC '투윅스'에서는 화장기 없는 얼굴의 검사로 분해 액션 연기도 펼쳤다. tvN '로맨스가 필요해3'에서는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했다가, 이번 드라마'가화만사성'에서는 애끊는 모정을 연기했다. 그 사이 MBC '진짜 사나이'를 통해 군인도 됐다가,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상 결혼 체험도 했으니 '지난 몇 년간 안 한 게 있나'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
 

'가화만사성'에서 강한 엄마 연기에 도전한 김소[사진=나무엑터스 제공]


하지만 김소연은 인터뷰 내내 "또 다른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걸 강조했다.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하자 돌아온 답은 '센 캐릭터'였다. '센 캐릭터'란 비현실적인 캐릭터일 수도 있고 강해 보이는 외모를 가진 인물일 수도 있다. 김소연은 MBC '이브의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극중 진선미(채림 분)에 대한 질투로 충격적인 악행을 저지르던 허영미(김소연 분)는 안방극장에서 그의 존재감을 보여주기 충분했다.

물론 부작용도 있었다. 큰 눈에 오똑한 코, 뾰족한 턱선이 허영미를 만나 만들어낸 시너지는 대단했다. '악녀' 이미지를 벗는 데만 거의 10년이 걸렸다.

그런 이미지를 벗기까지 10년이 걸렸는데 악녀를 다시 하고 싶단 이유가 뭔지 묻자 그는 "그때랑은 다를 것 같다"고 답했다. 선한 역할이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당시와 달리 이제는 악인도 연기만 잘하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기에 두렵지 않다는 것.

"매너리즘이라고 하면 좀 그렇지만 아무튼 틀에 박힌 배우는 되고 싶지 않거든요.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잘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고 저도 다양한 연기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고 그래요. '가화만사성'은 '더 다양한 캐릭터가 주어져도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준 작품이에요. 꼭 악역이 아니어도 좋아요. 김소연이라는 배우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