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발 성격’ 한미 UFG 실시…북한, 위협 수위 높여

2016-08-22 16:09
22일부터 9월 2일까지, 한미 병력 7만5000명 참가…‘비도발적 성격’ 北에 통보
北 “침략 징후 보이면 핵무기로 선제 타격할 것”…남북 군사적 긴장 고조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한국과 미국의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22일 시작됐다. 한미 병력 7만5000여명이 참가하는 가운데 북한이 “침략 징후가 보이면 핵무기로 선제 타격하겠다”며 위협하면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미연합군사령부는 이날부터 내달 2일까지 UFG 연습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올해 UFG 연습에 참가하는 미군 병력은 해외에서 증원되는 2500명을 포함한 2만5000여명이다. 지난해에 비해 5000여명이 줄었다. 한국군은 예년과 비슷한 5만여 명이 참가한다.

올해 UFG 연습에는 유엔군사령부 전력 제공 국가인 호주와 캐나다, 콜롬비아, 덴마크, 프랑스, 이탈리아, 필리핀, 영국, 뉴질랜드 총 9개국이 참가한다. 중립국감독위원회는 UFG 연습이 정전협정을 준수하며 실시되고 있는지를 참관한다.

한미연합사는 “UFG 연습은 한미동맹의 대비태세 강화, 역내 방어 및 한반도 안정 유지를 위해 실시되는 것”이라며 “연례적 UFG 연습에 참가하는 미군과 대한민국 부대들은 각 군을 대표하며 대한민국 정부 참가기관들도 연습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UFG 연습은 한반도 안전보장과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위해 1953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일환으로 정전협정에 근거해 매년 실시하는 방어적 목적의 지휘소 연습이다. 전쟁 상황을 가정해 정보체계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며, 실제 병력이나 장비가 투입되지는 않는다.

이번 UFG 연습에는 한미 양국이 지난해 6월 서명한 ‘작전계획 5015’가 적용된다. 작계 5015는 한반도 전시 상황에 적용되는 것으로,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 및 기지를 선제 타격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의 전쟁 준비가 임박한 상황을 가정해 대북 방어준비태세를 뜻하는 ‘데프콘’도 격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올해 들어 김정은 정권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는 등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아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데프콘은 평상시 4로 유지되며,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면 데프콘은 3, 2, 1 순으로 높아진다.

이날 훈련에 앞서 한미연합사는 오전 9시 40분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판문점에서 북한군에게 UFG 연습 일정과 연습 목적이 비도발적 성격임을 통보했다. 유엔사 관계자는 북한군이 군사분계선(DMZ) 인근까지 내려오자 확성기를 사용하지 않고 구두로 관련 사실을 통보했고, 북한군은 이를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남북 간 통신선은 모두 끊긴 상태다.

북한은 이번 UFG 연습을 ‘핵전쟁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핵 선제타격’을 운운하며 위협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내고 UFG 연습에 대해 “우리의 자주권이 행사되는 영토와 영해, 영공에 대한 사소한 침략 징후라도 보이는 경우 가차 없이 우리 식의 핵 선제 타격을 퍼부어 도발의 아성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리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번 UFG 연습 기간을 전후로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강행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과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탈북 등이 잇따르면서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5차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으로 맞대응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북한 원자력연구원은 최근 영변의 핵무기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 생산을 위해 재처리를 재개했다고 밝히며 핵실험을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는 핵실험 준비 징후가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

우리 군 관계자는 “UFG 연습에 집중하는 한편,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UFG 시작' 훈련 준비하는 미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