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몽니’에 복잡해진 셈법… UFG 연습 대폭 축소되나?

2018-05-29 17:14

[2016년 8월 UFG 연습 기간에 펼쳐진 대구 월드컵경기장 대테러훈련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도발’이라며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군 당국은 평시 수준으로 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맥스선더’ 훈련 탓에 남북 고위급 회담이 무산된 만큼 의식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모양새다.

국방부는 29일 북한의 UFG 연습 중단 촉구에 대해서는 한미 간에 협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 방어적으로 해왔던 연례적인 훈련이어서 현재까지는 특별한 변동 없이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UFG 연습이 축소될 움직임이 있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하기도 했다. UFG 연습은 북한이 핵무기나 각종 미사일 등으로 전면적으로 남침해 오는 상황을 가정한 뒤 전시 한미 연합군의 작전계획을 바탕으로 이를 방어하는 게 훈련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올해 키리졸브(KR) 연습 및 독수리(FE) 훈련 기간을 줄이고, 쌍용훈련 참가 미 해병대 병력도 예년보다 축소한 점을 고려할 때 UFG 연습도 규모와 내용을 조절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시작된 지난해 8월 21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미군의 중요 정찰자산인 U-2 고고도 정찰기가 이착륙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UFG 연습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중심의 지휘소훈련(CPX) 위주로 진행되지만, 각급 부대 단위의 야외 실기동훈련(FTX)도 병행된다. 지난해 국군 5만여 명과 해외 증원군 3000명을 포함한 미국군 1만7500명이 참가했다.

미군 참가 인원은 전해보다 7500명 감소했다. 해외 미군 증원군은 전해와 비교해 늘었으나 주한미군 병력 참가 규모는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를 두고 북한의 괌 포위사격 위협 등을 의식해 훈련 규모를 축소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UFG 연습 자체를 취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실제 연습을 진행하기 전까지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으니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군 병력 규모를 어느 정도 조정할 순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전계획 5015’ 적용도 미지수다. 이 작계는 북한 최고지도자 ‘참수 작전’을 담고 있으며 방어에서 선제타격 개념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한미 연합군은 북한 핵심시설 700곳 이상을 유사시 선제타격할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UFG 연습 준비하는 아파치 헬기. 사진=연합뉴스]


한미 양국은 이 작계를 수립한 2015년 이래로 매년 UFG 연습 때마다 작계를 적용했다. 2016년에는 한미 연합군이 합동으로 선제타격 훈련을 했으나 지난해부터 우리 군 자체적으로 훈련을 진행 중이다.

군의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초 KR 연습 때 ‘작전계획 5015’를 미적용, 우리 군의 주요 시설 방어 위주로 훈련을 진행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UFG 연습 때도 별도의 작계로 훈련이 진행될 빠질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우리 군의 작계는 유엔헌장 7장 51조 자위권발동조항 등 국제법에 저촉되지 않는지 타당성을 검토받는다”면서 “북한이 UFG 연습을 빌미로 ‘몽니’를 부리는 실제 의도는 따로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의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대화 분위기에 맞게 처신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조미(북미)가 현안들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안고 대화를 향해 마주 가고 있는 때에 미국이 남조선과 함께 합동군사연습을 굳이 벌여야 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