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경제협력, 보호무역 견제 공조로 위기 넘기나
2016-07-25 15:13
유일호 부총리, 양자 면담으로 중국 공감대 형성
사드 배치로 긴장된 분위기 새 전환점 기대
사드 배치로 긴장된 분위기 새 전환점 기대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정부가 '보호무역 공동대응'을 앞세워 사드 배치로 어색해진 중국과 경제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했다. 중국이 보호무역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내세우자, 우리 정부가 이에 공조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지난 23~2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대다수 회원국들은 보호무역을 견제하는 데 공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우리 정부도 이에 공감대를 표시하고, 향후 중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향을 정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일정에도 없는 양자 면담을 긴급하게 마련해 중국 경제와 관계를 유지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결과적으로 보호무역 공조가 자칫 균열이 커질 수 있었던 한·중 경제관계를 봉합하는 역할을 했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전언이다.
유 부총리는 “양국이 우호적인 경제협력 관계를 굳건히 유지하고,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며 “세계적으로 교역 규모가 뒷걸음질 치는 상황에서 작년에 체결한 한·중 FTA로 양국간 교역에 커다란 진전이 있었다. FTA를 통해 보호무역주의에 공동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중국이 보호무역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은 양국 모두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 때문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경우, 자국 산업보호 중심의 보호무역에 취약하다. 국가가 무역 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때문에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과 밀월관계가 양자 면담으로 완화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양자 면담에서 정작 중요한 사드 배치에 대한 논의는 빠졌다는 점이다.
양자 면담이 주목받은 것도 한반도 사드 배치 이후 성사된 회담이라는 측면에서 시선이 쏠린 것이다. 중국이 경제적 보복에 나서면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 수출 전선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드는 상황이었다.
일각에서는 보호무역 대응이라는 공통된 키워드로 중국과 경제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하는 부분은 공감하지만, 이후 미국의 보호무역 체제가 가동될 경우를 대비한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민간경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한·중 경제관계가 보호무역이라는 키워드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미국의 대선구도가 보호무역으로 관철되고 유럽 역시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불과 2~3년 후 한국경제에 불어 닥칠 대외변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