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왜 외산담배 없나요”

2016-07-25 07:15
1년 3개월 전 공정위 시정명령 불구…여전히 국산담배만 취급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이 내려진 지 1년 3개월이 지났는데도 국산담배만 취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지난해 4월 KT&G가 고속도로 휴게소와 관공서 등 폐쇄형 유통채널에서 자사 제품만 취급하는 대가로 공급가 할인과 현금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25억원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시정명령이 1년이 넘었지만 고속도로 휴게소는 여전히 국산담배만 취급하고 있다. 담배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 239개 고속도로 휴게소 중 말버러나 던힐 등 외산 담배를 파는 휴게소는 영종도휴게소와 이인휴게소, 탄천휴게소 등 단 3곳뿐이다.

이들은 모두 민간자본이 투여된 민자 고속도로에 설치된 휴게소다. 한국도로공사가 운영·관리하는 고속도로에 설치된 휴게소 중에는 외산 담배를 취급하는 휴게소가 없다.

전체 휴게소 중 도로공사가 운영·관리하는 고속도로에 설치된 휴게소는 218개소, 민자 고속도로에 설치된 휴게소는 21개소다.

지난해 공정위 조사에서는 KT&G가 해당 업체와 이면계약을 통해 자사 제품만 취급하는 대가로 공급가를 할인해주고 현금과 휴지통, 파라솔, TV 등을 지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KT&G는 과징금 납부와 함께 문제가 된 이면계약 내용을 수정하고 공정한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대부분 시정 조처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외산 담배를 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사 입찰도 한몫하고 있다. 5년마다 입찰을 통해 도공으로부터 휴게소 운영권을 따고 매년 평가를 받는 구조여서 도공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공정위 명령에 따른 시정조치를 이미 완료했다”며 “외산 제품 취급 여부는 어디까지나 판매점주 선택이기 때문에 우리가 간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