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재건축 시동 거는 압구정동…"매물이 없다"
2016-07-12 10:05
재건축 정비계획안 발표 앞두고 집주인 일제히 매물 거둬들여
주민갈등 풀어야 할 숙제 많아…매수세 일단 관망 분위기
주민갈등 풀어야 할 숙제 많아…매수세 일단 관망 분위기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연찬모 인턴기자= "이달부터 거래량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압구정동 재건축 정비계획안 발표를 앞두고 주민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기 바쁜 상황이다" (압구정동 Y중개업소 대표)
12일 찾은 압구정동 일대 공인중개업소는 한산했다. 지난 5~6월 매수 문의 전화와 집주인들의 상담 전화가 빗발쳤던 상황과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단기간 거래가 이뤄진데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 자체가 씨가 말랐기 때문이다.
압구정동 H중개업소 대표는 "현재 한양·미성·현대 모두 지난달 대비 1억원 이상 올랐으며, 매물 역시 지난달 말부터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재건축 계획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심리도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노년층 실거주자들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팔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압구정동 구현대1·2차, 미성1·2차, 현대8차 등이 한 주 만에 2500만~1억원 가량 올랐다. 압구정 미성 아파트 전용면적 74㎡형의 경우 지난달 11억5000만원이었지만 현재 12억5000만원으로 1억원 상승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나온 압구정 아파트 거래량을 살펴보면 올해 초부터 4월까지 한 달 평균 23건을 기록했던 거래량은 압구정 정비계획안이 수면 위로 떠오른 5월을 기점으로 60건 이상 급증한 이후 6월과 7월에는 10건 내외로 다시 사그라들었다.
일각에선 재건축 추진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은 금물이라고 의견도 나왔다. 압구정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과 관련된 말들은 많지만 주민들 의견이 제대로 모이지도 않아 계획안이 수립되더라도 적지 않은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민 간 재건축 층수갈등도 풀어야할 숙제다. 기존 압구정 재건축 준비위원회가 45층 이상의 재건축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35층 이하'라도 빨리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새로운 준비위원회가 최근 만들어지면서 주민 간 갈등이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나윤주 야베스부동산중개법인 대표는 "재건축 계획과 관련해 대다수의 주민들은 45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를 원하고 있다"면서 "대기 수요자들도 현재 압구정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1~2달 전만큼 전화가 쇄도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