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시골편지] 참새 관찰기
2016-07-04 13:00
김경래 시인(OK시골, 카카오스토리채널 ‘전원주택과 전원생활’ 운영)
햇살을 쪼아
배를 채우는 순간에도
숲속에서는 초롱꽃이 피었다
자리를 다투던 네가
비가 오려는지 구름이 일고
장마의 시작이란다
둥지 입구에서 턱을 괴고
좁쌀을 기다릴
너의 젖은 날개를 생각하니
마음이 젖는다
다가갈 수 없는 것은
그깟 좁쌀만한 욕심 때문
비 오기 전에
너처럼 날아
너에게로 가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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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라는데 비를 부르는 날씨는 오늘도 무덥다. 집마당 돌 위에 먹다 남은 밥을 놓아두면 주변의 새들이 모여든다. 새끼에게 먹여주기도 하고 자리다툼도 한다. 쌀톨을 쪼다 혹은 쌀알 하나를 물고 자리를 뜨는 그들의 날개짓은 경쾌하다. 그들처럼 훌훌 날고 싶은데 버거운 것은 좁쌀보다 큰 욕심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