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시골편지] 고양이 기르기
2017-06-12 12:38
김경래 시인(OK시골, 카카오스토리채널 ‘전원주택과 전원생활’ 운영)
눈을 마주치면 사랑하게 된다
사랑하는 것들은 눈을 맞춘다
우리 집 마당에 들고양이가 산다
찬비 내리던 날
추우면 외롭다
외로운 것들은 눈을 맞춘다
나와 눈이 맞아
명자꽃 피던 날 새끼 두 마리를 낳고
플라타너스 나무 아래서 기른다
들판에 차린 그 집 살림이 오죽 할까하여
눈을 맞추고 먹이를 준다
사랑하는 것은 먹을 것을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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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까만 들고양이가 삽니다. 친해지기 무척 어렵습니다. 사람만 보면 바로 사라집니다. 먹을 것을 놓아두고 지켜봅니다. 몇 번 그러고 나니 그제서야 서로 눈을 맞출 정도가 됐습니다. 눈빛이 날카롭습니다. 그런 눈빛으로 나를 쳐다봅니다. 여전히 경계는 풀지 않습니다. 집주변을 어슬렁거리던 고양이가 봄이 무르익은 어느날 새끼 두 마리를 데리고 나타났습니다. 어디서 낳아 그 때까지 길렀나 봅니다. 들판에서 새끼를 길렀을 그의 초라한 밥상이 마음에 걸려 먹을 것을 신경 써 챙깁니다. 내가 먹던 것도 주고 먹을 것도 내다 주다보니 이젠 제법 가까워 졌습니다. 마음을 푸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것은 먹을 것을 챙겨주는 것입니다. 가장이 가족을 사랑한다면 가족을 굶기지 않는 것이고, 임금이 백성을 어여삐 한다면 배불리 먹고 살 수 있기 하는 것입니다. 만고의 진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