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 폐막, 팽팽한 대립 속 실리

2016-06-08 07:28
7일 이틀간 일정 마무리...남중국해, 북핵 등 문제 날선 대립각
철강감산, 위안화 청산은행 미국 설립, IMF 개혁 등은 합의

7일 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 폐막 후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제이컵 루 재무장관, 중국의 왕양 부총리와 양제츠 외교부문 국무위원이 전략경제대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세계 주요 2개국(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 간의 전략경제대화가 7일 이틀 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베이징에서 막을 내렸다. 양국 대표는 남중국해 문제는 물론 북핵, 통상무역과 위안화 환율 문제 등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개막식부터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등 메이저 이슈를 두고 격돌하는 등 양국은 전반적으로 날선 대립각을 세우며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철강감산과 위안화 국제화 등 실리적인 현안에서는 상당한 진전도 거뒀다는 평가다.

우선 중국은 세계 철강시장 공급과잉과 이로 인한 시장 왜곡을 막는 차원에서 자국 철강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왕양(汪洋) 중국 부총리는 미·중 전략경제대화 폐막식 후 기자회견에서 "철강 등 다양한 분야의 생산과잉이 세계를 위협하고 있으며 이는 각국 공동의 노력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은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이 대량 실업을 각오하고 철강감산을 약속했다"고 자평했다.

중국은 균형잡힌 경제체제 구축을 위한 개혁과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미국 기업에 대한 개방조치도 약속했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 위안화 거래와 결제업무 강화, 조건에 부합하는 중국계 및 미국계 은행의 위안화 결제 대행 허용 등을 추진한다. 역외 위안화 거래센터도 미국에 설립된다. 중국은 또 위안화 가치 절하 지속을 자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중국은 이번 대화에서 2500억 위안(약 44조원)의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쿼터 추가 배정을 결정했으며 미·중 양국은 지지부진했던 양자간 투자협정(BIT)에 속도를 올리는데도 합의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곧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관련 협상 테이블에서 진입장벽을 한층 낮춘 3차 '네거티브 리스트'를 미국에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신흥국의 지분을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추진을 약속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