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남중국해. 통상무역. G2 정면충돌

2016-06-07 16:19
美케리 "중국과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전면적 이행 동의"
中 인민은행, "미국에 위안화 청산은행도 설립할 것"

제8회 미중전략경제대화.[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세계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6∼7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연례 양자 고위급회담인 전략·경제 대화에서 남중국해 문제와 북핵문제, 무역통상문제 등의 사안을 두고 두고 정면충돌했다.

양국은 첨예한 갈등을 드러냈지만 대화를 이어갔으며, 대화협력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음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 갈등요인이 많지만 양국이 서로간의 협력에 대한 의지가 강함을 반영한다. 때문에 양국간의 갈등은 잘 관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핵문제 온도차

존 케리 국무장관은 6일 개막 연설에서 미중 양국이 북핵 문제에서 북한에 대해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중국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지만, 중국은 시종일관 '대화·협상'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미국이 지난 1일 북한을 처음으로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華爲)에 북한을 포함한 제재 대상국과의 수출거래 내역 제출을 요구한 것에 대해 우려, 반대의 뜻을 표명했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은 미국의 이번 조치가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케리 장관은 7일 전략경제대화 폐막기자회견에서 "양국은 북한의 핵보유국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동의해했다"며 "미중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전면적으로 이행한다는 점에서도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발언했다.

◆남중국해 대충돌

케리 장관은 "어떤 국가도 해양문제에서 일방적인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국제준칙을 준수해야한다"고 말해 중국을 정조준했다. 이에 대해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중국은 영토주권을 단호하게 수호할 것이다"며 "이 문제(남중국해)는 관련 국가 들끼리 해결해야한다"고 응수했다.

이에 케리 장관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중국을 겨냥해 "일방적 행동", "국제준칙 준수" 등 노골적인 표현을 동원해 중국을 자극했다. 앞서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4일 아시아안보회의 포럼에서 스카보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를 매립할 경우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7일 메이지자오(美濟礁.미스치프환초)와 융수자오(永暑礁.크로스암초) 등 일부 남중국해 인공섬에 올해 안에 등대 2곳을 추가 설치, 운영에 들어갈 계획을 공개하며 맞불을 놓았다.

◆철강 과잉생산 두고 설전

미국의 제이컵 루 재무장관은 "중국의 과잉생산이 세계시장을 왜곡하고 해를 끼치고 있다"며 철강과 알루미늄 등에서 지속적인 생산 감축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과잉생산으로 인한 저가공세가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중국의 철강·석탄 생산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하고는 "2009∼2011년 중국의 세계 경제성장 공헌율이 50% 이상일 때는 중국 투자가 글로벌 경제성장을 주도한다며 좋아들 하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제와서 중국을 탓한다는 것.

그는 이어 "중국은 지난해 9000만t의 철강생산량을 감축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감산하겠지만, 중국은 중앙계획 경제가 아닌데다 철강업계 생산량에서 민영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2%에 달해 기업 감산을 강제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BIT, RQFII 협상은 최대성과

왕양(汪洋) 부총리는 "중국이 미국과의 양자간 투자협정(BIT) 조속한 체결을 위해 자국 시장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세번째 '네거티브 리스트'를 내주중 미국에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3차 네거티브 리스트 교환에서 미중 양국이 이견을 좁힌다면 미중간 BIT 체결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크다. 양국은 2008년 BIT 협상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24차례에 걸쳐 협의를 벌여왔으나 외국자본의 지분비율 제한 등의 이견으로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었다.

이 밖에도 중국이 미국에 2500억위안(약 44조원)의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쿼터를 배정키로 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이강(易綱) 인민은행 부행장은 7일 "위안화 국제화가 계속 추진됨에 따라 중국은 미국에 위안화 청산은행도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