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전략경제대화, 북핵·남중국해·철강 두고 '격돌'

2016-06-07 07:28
미국과 중국, 각종 의제에서 시작부터 대립각...물러섬 없어

6일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양국 대표단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미국과 중국이 6일 베이징에서 이틀간 일정에 돌입한 제8차 전략경제대화(S&ED)에서 남중국해, 북핵문제는 물론 철강 감산 등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이번 대화는 중국의 왕양(汪洋) 부총리와 양제츠(楊潔篪) 외교담당 국무위원, 미국의 제이콥 루 재무장관과 존 케리 국무장관을 대표로 진행됐다.

미-중국 양국은 남중국해 문제부터 격돌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대화에서 "어떤 국가도 해양문제에서 일방적인 행동을 해서는 안되며 국제 준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중국의 변화를 촉구했다. 

앞서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도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스스로 고립되는 만리장성을 쌓고 있다"고 비판하고 중국의 인공성 조성이 계속될 경우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도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중국은 영토 주권을 흔들림없이 수호할 것"이라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관련국 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미국의 개입을 경계하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북핵과 철강 구조조정에서도 양국의 마찰은 계속됐다.

케리 장관은 "북핵 문제에서 '지속적인 압력'과 '모든 행동'에 중국이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대북제재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한 것이다. 또, 최근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 등 중국과 북한의 관계회복 조짐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로 해석됐다.

철강 등 통상분야에서도 격돌 조짐이 일고 있다. 제이콥 루 재무장관은 전략경제대화 개막식에서 "중국의 철강 과잉생산이 글로벌 시장을 왜곡하고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생산감축을 요구했다.

중국은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 부장은 6일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중국 철강 과잉생산 해소에 대한 압박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우 부장은 "과거 세계가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경기부양을 기뻐하더니 이제는 중국을 문제 삼는다"며 불편한 기색도 숨기지 않았다.

러우 부장은 또 "중국은 더이상 계획경제가 아니며 철강업계의 절반이상을 민영기업이 장악한 만큼 기업 감산을 정부 주도로 강제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최근 중국 대표 철강업체를 대상으로 대규모 담합 혐의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은 이에 반발에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선언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