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하나고 임직원자녀전형 놓고 고심

2016-05-24 14:49
학교 재정 어려워 고민하는 듯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하나고의 임직원자녀전형을 놓고 하나금융그룹이 고심하고 있다.

24일 하나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인 하나학원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이 임직원자녀전형을 놓고 고민을 하고 있다.

하나학원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임직원자녀전형이 있어 대가성이 있다는 이유로 하나금융그룹의 학교 출연을 막고 있고 서울시와 계약으로 지원이 됐던 장학금의 지급도 중단돼 학교 운영이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룹이 임직원자녀전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직원 우대 등 대가성이 있다면 출연할 수 없도록 한 개정 은행법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하나금융그룹의 하나고 지원이 불가능해진데다 서울시의회도 임직원 자녀 전형의 폐지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서울시 장학금 예산을 줄여 하나고는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시의회는 부모의 직장에 따라 좋은 고등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 공교육에서 있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예산을 삭감해 장학금 지원을 중단하도록 했다.

하나고 임직원자녀전형 폐지는 학교 재정이 어려운 가운데 출연이 다시 재개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고는 재정이 힘든 상황에서 서울시가 계약을 이행해 장학금 지급을 예정대로 이행하라고 소송을 제기해 지난 2월 1심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1심 판결에 항소해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하나고는 장학금 지급이 2013년까지 연간 4억8000만원이 지원되다가 중단되자 최근 서울교육청에 사회적배려대상자를 대상으로 한 기숙사비와 급식비 지원 명목으로 분기당 8000만원씩 연간 3억2000만원의 지원을 요구했으나, 서울교육청은 2심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면서 보류하기도 했다.

하나고는 서울교육청의 보류 결정에 대해 항의하며 다시 지급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서울교육청은 장학금 지원이 있어왔기 때문에 별도 교육비 지원은 하지 않고 있었다는 입장이지만 하나고는 장학금과 교육비 지원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나고 관계자는 “사배자 지원을 위한 기숙사비와 급식비 지원금은 서울시 장학금 지급과는 법적 근거가 달라 별도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서울교육청 보류 결정에 항의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하나고의 지급 요청 공문이 다시 왔지만 2심 결과를 보고 검토할 예정”이라며 “하나고 주장대로 장학금과 교육비 지원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지도 다시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장학금 지급 소송과는 별도로 서울교육청은 하나고의 성비조정 등 입시전형에서의 비리 등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고발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하나고는 입학전형의 20%를 임직원자녀전형으로 선발하는 대신 20%는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으로 모집하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60%를 일반전형으로 뽑고 있다.

하나학원에서 임직원자녀전형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지만 하나금융그룹은 하나고 임직원자녀전형에 대해 폐지 등 여부를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하나고의 임직원자녀전형 폐지에 대해 전혀 검토하거나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재정난 타개를 위해 실제로 임직원전형 폐지가 이뤄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