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배의 꽃 '춤, 홍랑' 서울 공연 대성황

2016-05-22 12:43
조선시대 조정철과 홍윤애의 사랑이야기 춤으로 승화

▲지난 21일 '춤, 홍랑' 서울 공연의 한 장면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 ‘춘향전’보다 더 애틋하고 가슴 찡한 ‘홍윤애’ 이야기가 무대에 올랐다.

조선 정조시대 제주에 유배온 조정철과 제주 여인 홍윤애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춤으로 승화한 ‘춤, 홍랑’ 서울 공연이 대성황을 이뤘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제 실시 70주년 및 특별자치도 시행 10주년을 맞아 지난 21일 제주도립무용단이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한 ‘춤, 홍랑’이 관객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에는 원희룡 제주지사를 비롯해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복희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김창희 서울제주도민회장 등 사회 지도층 인사 및 무용계, 일반관객 등 1500여명이 관람해 국립극장 객석을 가득 채웠다.

관람객들은 제주의 문화예술 수준을 대단히 높게 평가하면서 제주를 넘어 대한민국을 감동시킬 수 있는 대표 컨텐츠가 되길 바란다고 극찬했다.
 

‘춤, 홍랑’은 조정철과 홍윤애의 절개와 사랑을 현대적인 감각의 춤으로 재해석한 창작 무용이다.

조정철(1751~1831)은 정조 1년(1771) 임금을 시해하고 은전군(恩全君) 이찬을 추대하려는 역모사건에 장인인 노론시파의 거두 형조판서 홍지해가 연루되면서 제주 유배길에 오른다. 27년은 제주, 2년은 육지에서 유배생활하게 된다.

제주도로 유배 온 조정철을 가엾게 여겨 자주 드나들었던 홍윤애와 이들 사이에는 사랑이 싹튼다. 그러나 연민을 사랑으로 싹 띄운 이들 앞에 운명은 가혹했다.

홍윤애는 제주목사가 조정철를 제거하려는 음모에 갖은 고문을 받고 목숨을 내놓는다. 충분히 살아날 수 있음에도 “공의 삶은 나의 죽음에 있다”며 절개를 지켰다.

이후 오랜 유배에 풀려 관직에 오른 조정철은 환갑의 나이에 제주목사를 자원, 생명의 은인인 홍윤애를 무덤을 찾았다. ‘의녀’로 존칭하며 무덤에 바친 추모시가 비석으로 세워져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춤, 홍랑' 공연한 제주도립무용단 단체사진


한편 이날 공연에 충북 충주에서 조길형 충주시장을 비롯, 문화예술계 인사 50여명이 상경해 관람했다. 충주시는 조정철의 무덤이 있는 수안보에 조정철과 홍윤애의 사랑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해 관광자원화 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