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건설업체, 공모채 보다는 사모채·CP
2016-05-19 10:53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최근 해운·건설 업종의 일부 기업들이 자금조달 창구로 공모 회사채(공모채)보다 사모 회사채(사모채)나 기업어음(CP) 발행에 더 의존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해운은 2009년 1월 이후 7년여 만에 1년 만기 CP 22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1500억원어치 사모채 발행도 계획중이다.
공모채보다는 일반적으로 금리가 높은 사모채나 만기가 짧아 조달 안정성이 떨어지는 CP는 발행자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불리한 자금융통 수단이다.
회사 측은 "CP는 향후 필요한 자금을 미리 마련하는 차원이고 사모채 발행은 차환 목적"이라고 밝혔다.
공모채가 아닌 사모채 시장을 택한 것은 해운업황 악화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다가 미매각 물량이 생기면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실제로 중견해운사인 폴라리스쉬핑은 지난 3일 공모채 시장에서 300억원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00억원어치 미매각이 발생해 낭패를 봤다.
여기 국고채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A급 회사채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상황에서도 건설사들은 건설업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판단하에 공모 시장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A-등급에 해당하는 SK건설은 올 2월부터 이달까지 1100원어치의 CP를 발행했다. 2013년 4월 이후 3년 만의 CP발행이다.
CP는 기업이 단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인 융통어음이다.
A등급인 GS건설은 지난달 12일 2500억원어치의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투자자를 유혹하기 위해 3년 후부터 조기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도 부여했다.
같은 등급인 롯데건설도 최근 사모채 200억원어치를 내놓았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사모채나 1년 미만짜리 CP는 까다로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은 있을 수 있지만 발행금리가 공모채보다 높아 이자비용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