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댄스 vs 밴드, 'd.o.b' 신선함 한 스푼이 필요해

2016-05-12 09:15

'd.o.b'에 출연한 FNC 한성호 대표(위)와 밴드팀(가운데) 댄스팀[사진=Mnet 방송 화면 캡처]


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댄스팀과 밴드팀의 경합. 신선한 소재지만 이 소재를 풀어내는 방식은 진부했다.

11일 오후 케이블 채널 Mnet의 새 서바이벌 프로그램 'd.o.b'가 베일을 벗었다. 'd.o.b'는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의 새 보이그룹 자리를 놓고 데뷔조인 댄스팀과 밴드팀이 경합을 벌이는 프로그램. 서로 다른 장르의 두 팀이 데뷔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는 새로운 콘셉트는 방송 전부터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이날 방송에서 FNC의 한성호 대표는 데뷔를 앞둔 9인조 댄스팀과 4인조 밴드팀을 호출해 기습 평가를 실시했다. 이후 두 팀에게 데뷔를 걸고 경합을 펼칠 것을 주문했다.

먼저 데뷔할 예정이었던 댄스팀은 당황했고 갑자기 데뷔를 앞당길 기회를 얻은 밴드팀 역시 놀라워했다. 데뷔 준비가 더 돼 있을 거라 생각했던 댄스팀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보이자 한성호 대표는 "이대로면 먼저 데뷔시킬 팀은 정해져 있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후 데뷔라는 목표를 두고 두 팀의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졌다.
 

'd.o.b' 1회에서 댄스팀(위)과 밴드팀이 데뷔를 놓고 경쟁에 돌입했다[사진=Mnet 방송 화면 캡처]


두 팀에 주어진 첫 번째 미션은 '10대 여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라'는 것. 댄스팀은 여고로 가 방탄소년단과 블락비의 노래를 부르며 소녀 팬들의 '팬심'을 직접 살폈다. 밴드팀은 태연의 '아이'를 미션곡으로 선곡해 늦은 시간까지 연습하는 열의를 보였다.

이제 막 첫술을 뜬 참이지만 아쉬움은 그래도 남았다. 댄스팀과 밴드팀의 경합이라는 소재는 신선했지만 이들이 경쟁을 벌이는 과정은 여느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여러 장르의 팀들이 한자리에서 경합을 벌이는 건 Mnet '슈퍼스타K'나 SBS 'K팝스타' 등에서 이미 시도했던 것이다. 기획사의 데뷔 서바이벌로 한정해도 아쉬운 건 마찬가지다. 'd.o.b'는 YG의 '윈: 후 이즈 넥스트'나 JYP의 '식스틴', 스타쉽의 '노머시'와 차별화되는 점으로 댄스팀 대 밴드 팀이라는 구도를 내세웠지만 결국 미션을 부여받고 각 팀이 나름대로 프로그램을 짜 도전한다는 점에서는 같았다.

FNC가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라는 아이돌 밴드를 성공시킨 밴드 명가이기에 밴드팀과 댄스팀이라는 이색 경쟁 구도가 가능했다면 이제부터 'd.o.b'에서는 '그래서 이들을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풀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지 소녀팬들의 호감을 얻기 위해 여고를 방문하는 단순한 방식이 아니라 '왜 댄스여야 하는가', '왜 밴드여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댄스팀과 밴드팀을 붙여놓는다고 신선함이 저절로 생기는 건 아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