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새누리당 과반 의석 실패에 '멘붕' …무거운 침묵

2016-04-14 00:22
박근혜정부 국정동력 급격히 떨어질까 우려…박근혜 대통령 레임덕 시계도 빨라질 듯

[사진=리얼미터 제공]



아주경제 주진 기자 =청와대는 4·13 총선 개표가 진행되면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점점 현실화하는 모습을 보이자 큰 충격에 휩싸이며 무거운 침묵을 지켰다.

청와대는 투표 종료와 동시에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상파TV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만 해도 "개표 상황을 지켜보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는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자체 전망인 145석보다 적은 의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관측해왔지만, 내심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유권자들이 새누리당의 과반의석을 만들어주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개표가 진행돼도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자 대부분의 청와대 핵심참모들은 언론의 전화를 받지 않는 등 무거운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특히 시간이 갈수록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새누리당 패색이 짙어진데다 부산 등 영남지역 텃밭에서도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후보들에 선두를 내주는 곳이 늘어나자 할 말을 잃은 듯한 표정이었다.

새누리당의 과반의석 확보 실패로 16년 만에 여소야대 구도로 바뀌면서 박근혜정부의 국정동력은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감지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민심은 야당이 내세운 ‘경제심판론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박근혜정부가 그동안 강력히 추진해온 노동개혁 등 4대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일자리창출 등 핵심국정과제는 줄줄이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경제민주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노동개혁안, 테러방지법 개정 등 여야 간 이견이 큰 정책과 법안 처리 역시 20대 국회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또 1년 반 남짓 임기를 남겨 놓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 시계도 급격히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무리한 ‘진실한 사람 심기’로 공천 칼자루를 휘둘렀던 청와대와 친박계를 향해 공천 파동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궁지에 몰릴 가능성도 높다.

실제 이번 총선 기간 내내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여왔다.

이밖에도 20대 총선이 불과 1년 반 남은 대선의 전초전인데다 여야 잠룡들이 20대 국회에 대거 입성하면서 본격적인 대권 경쟁의 막이 오를 전망이다. 미래권력으로 무게추가 쏠리는 것이 자명한 만큼 총선을 계기로 박 대통령의 레임덕은 시작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