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박근혜 대통령 ‘투표참여’ 독려에 “與 찍으라는 대국민 협박”

2016-04-12 16:27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범야권은 4·13 총선을 하루 앞둔 12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투표 독려를 하면서 ‘국회 심판론’을 제기한 데 대해 십자포화를 날렸다.

다만 더민주가 박 대통령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한 반면, 국민의당은 이를 주장하지 않아 양당 간 미묘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더민주는 이날 박 대통령을 향해 “내일 선거에서 여당 후보를 찍으라는 노골적 대국민 협박이자 어느 민주정부에서도 볼 수 없었던 최악의 선거 개입”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논평은 내고 “그동안 가계 살림, 나라 살림 거덜 낸 정권 책임자가 과연 누구냐”라고 반문한 뒤 “그러고도 더 망하지 않으려면 여당 찍으라고 협박하는 건 도대체 무슨 배짱인가. 이런 막무가내 정권, 막무가내 대통령은 국민께서 표로 심판해 주실 수밖에 없다”고 힐난했다.

특히 정부가 이날 발표한 ‘산학협력 5개년 계획’을 언급하며 “선거 하루 전날 정부가 청년 일자리 공약을 발표한 것은 명백한 총선 개입”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최근 집단 귀순한 북한 해외식당 관계자들의 공개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앞장서서 탈북 관련 발표로 북풍몰이를 하고 있다”며 “정부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은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은 “대통령은 총선이 아니라, 민생경제 회복 등 국정운영에 전념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김희경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을 향해 “경제위기의 모든 책임이 국회에 있는 것처럼 호도한 것은 유감”이라며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로서 민생경제를 망친 책임이 가장 크다는 사실을 국민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민생경제에 대한 안이한 상황인식과 책임의식 부족이 느껴져 실망스럽다”면서도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자신들의 밥그릇만 챙겼던 양당 기득권 정치에 대해서는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거대 양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은 새로운 친박(친박근혜) 국회를 만들어달라는 대국민호소문이자 노골적인 야당 심판론”이라며 “대통령은 선거를 통해 국민에게 평가받고 심판받을 위치이지, 야당과 국민 위에 군림해 심판하고 호령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맹공을 날렸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서는 이번 선거에서 나라의 운명은 결국 국민이 정한다는 마음으로 빠짐없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서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고 나라를 위해 일하는 20대 국회를 만들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