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폐점위기 내몰리는 中 대형마트, 생존전략 재설정

2016-04-11 17:01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대형마트가 점포를 폐쇄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점포가 가지는 입지와, 그동안 축적된 상권메리트는 물론 인테리어비용과 인력자원까지를 모두 포기해야 한다. 대규모 할인행사, 리모델링, 인테리어 개선, 편의시설 확충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호전되지 않을 때 최종적으로 단행되는 결정이 점포폐쇄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형마트의 점포폐쇄가 흔한 일이 아니지만, 최근 중국에서는 빈번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월마트는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의 칭스루(青石路)점을 폐점했다. 이 밖에 장쑤성에서는 지난해부터 월마트, 까르푸, 테스코, 로터스 등 외자 대형마트는 물론 중국 본토의 스지롄화(世紀聯華), 화롄(華聯) 등 10여곳 이상의 대형마트가 줄줄이 폐점했다. 월마트 칭스루점 관계자는 "인터넷상거래와 택배산업의 발전이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매출에 직격탄을 날렸다"고 말했다. 현재 우시의 대형마트 매출액은 10%이상 하락한 상태며, 전년 매출을 유지하기에도 버거운 상태다. 이같은 상황은 장쑤성만의 일이 아니다.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등 1선도시에서 대형마트 폐점은 상당히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오프라인매장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상거래의 눈부신 발전과 대형마트들의 공급초과가 폐점의 주된 요인으로 지적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소매판매액은 전년대비 10.7% 증가했다. 이 중 인터넷에서의 소비액은 33.3%의 증가율을 보였다. 전체소비 중 인터넷소비액의 비중은 12.86%까지 올라왔다. 중국프랜차이즈경영협회 부비서장인 펑젠전(彭建真)은 “대도시의 경우 대형마트는 이미 포화상태”라며 “점포를 내기만 하면 수익을 올리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협회 통계에 따르면 중국내 상장 유통업체들의 순이익은 4년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배경하에서 각 유통메이저들은 중국내 전략을 수정하고, 내실다지기에 전념하는 모습이다.
 

 


◆고전 월마트, 방향 대전환

중국내 대형마트 1위인 월마트 역시 매출축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월마트의 중국매출은 0.3%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무려 10곳을 신규개점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매출감소로 읽혀진다. 하지만 이정도의 실적마저도 월마트가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기에 가능했다는 평이 나온다. 월마트는 2014년 11월 직원들을 대거 감원했으며, 그 해에만 16곳의 매장을 폐쇄했다. 지난해에는 1곳을 폐쇄했다.

월마트는 중국 시장에서 3년(2015-2017년)간 약 115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월마트의 대형마트 출점은 3선도시와 4선도시에 집중시킨다. 또한 신설매장 대부분은 월마트 산하의 창고형 할인점인 샘스클럽으로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월마트는 지난해 7월 인터넷쇼핑몰인 이하오뎬(一號店)의 지분 전체를 인수했다. 월마트는 이미 지난해 6월부터 선전, 광저우, 둥관(東莞) 등 3개 지역에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까르푸, 매출 11% 하락 충격

까르푸는 2015년 중국 시장 매출이 11.2% 감소했다. 지난해 까르푸는 중국에서 17개 매장(11개 대형마트, 6개 편의점)을 새로 오픈했고, 18개 대형마트를 폐점했다. 2014년에는 8곳의 매장을 폐점했다. 지난해 연말기준 까르푸는 중국에 235개(228개 대매장과 7개 편의점)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역시 까르푸는 비수익점포를 지속적으로 폐쇄한다는 방침이다.

까르푸는 대형마트 대신 편의점과 온라인쇼핑몰로 방향을 잡았다. 까르푸는 지난해 12월 28일 중국 내 첫 모바일 앱 서비스를 상하이에서 출시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주문한 상품이 상하이 내 3개 매장에서 집까지 3시간 내에 배송되는 방식이다. 까르푸는 향후 이 서비스를 베이징, 청두(成都) 등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까르푸는 'easy 까르푸'라는 중국내 편의점 브랜드를 론칭한 상태다. 크기는 일반편의점의 3배 가량이며,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을 판매한다.

◆틈새 로컬기업 급속성장

폐점점포가 속출하기는 중국 로컬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편의점, 소형점포, 신선점포 등은 급속히 확장되고 있다. 최근들어 확장세가 가장 큰 브랜드는 융후이(永輝)다. CJ의 합작사이기도 한 융후이는 냉장유통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신선식품 전문 마트다. 주요품목은 채소, 과일, 정육, 해산물 등이다. 점포크기는 대형마트에 비해 작지만, 일반 편의점보다는 크다. 지난해에만 62곳의 매출이 신규개설됐고, 매출은 14.75% 증가했다.

편의점의 증가 역시 주목할 만 하다. 중국 체인경영협회가 발표한 '2014년 중국 편의점 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대형마트의 매출 증가율은 단 8.7%에 그친 반면, 편의점은 18.2% 증가했다. 중국 시장 점유율 3위 유통업체 화룬완자(華潤萬家)는 반고(VanGO)라는 브랜드로 일찌감치 편의점 사업에 진출했다. 이밖에 화롄(華聯)그룹의 화롄(華聯)인터넷, 롄화(聯華)의 콰이커(快客), 부부가오(步步高)의 후이미바(彙米巴) 등은 대표적 중국 토종 편의점 브랜드로 꼽힌다.
 

 


◆롯데마트, 이마트, 이랜드

롯데쇼핑은 지난달 30일 중국에서 해외 NDR(기업투자설명회)를 갖고 "당분간 중국내 신규 출점을 자제하고 효율개선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매입구조 개선, 신선식품 강화, 매장환경 개선 등을 통해 사업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2007년과 2009년 현지 업체인 마크로와 타임스를 인수하며 중국 시장을 공략했지만 2014년 14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지난해 기준 중국내 점포수는 116곳이다.

1997년 중국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이마트는 상하이를 중심으로 매장수가 27개까지 늘었었지만 늘어나는 적자로 인해 2011년 구조조정을 통해 11개 점포를 정리했다. 이후 2013년 530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현재는 8개의 점포만이 남아있으며, 아직도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 2월 상하이에 도심형 아웃렛인 팍슨뉴코아몰을 오픈했다. 팍슨뉴코아몰은 이랜드와 중국 유통기업 바이셩(百盛)이 51대 49 비율로 합작해 만든 아웃렛이다. 바이셩이 4년간 운영하던 백화점을 리모델링해 5개층 5만㎡ 매장에 식음료와 의류·잡화·화장품 브랜드 200여개를 입점시켰다. 패션 브랜드중 40%는 이랜드가 소유하고 있다. 중국에 이 같은 아웃렛을 올해 10개 개점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