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의 재발견] ⑤저비용항공사는 탑승 터미널이 멀다?

2016-03-29 11:20

[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저비용항공사라 타는 곳도 머네”

인천공항에서 LCC(Low Cost Carrier∙저비용항공사) 승객이 공항내 셔틀트레인을 타고, 탑승동으로 이동할때 나오는 말 중 하나다. 사실 이 탑승동에는 LCC뿐 아니라, 외국항공사와 국적 FSC(Full Service Carrier)가 배정되는 예도 있다.

물론 인천공항에서 출입국심사를 마치고 바로 들어서는 여객터미널에도 LCC와 FSC가 모두 배정된다. 즉 주기장 배정은 FSC와 LCC를 따지지 않고, 공항공사에서 정하는 규정에 따라 매일 배정된다.

또 LCC에 갖는 편견 중 하나가 항공기 탑승을 위해 버스로 이동하는 경우이다. 김포공항이나 제주공항 등에서 버스를 타고 항공기가 주기돼 있는 곳까지 이동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LCC라서 버스로 이동하고, FSC라서 탑승교(Boarding Bridge)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공항에 탑승교가 부족해 버스로 이동하는 상황이 어쩔 수 없이 발생한다.

한국공항공사는 이동지역관리운영규정’이라는 규정에 따라 동계와 하계 스케줄 변경시 정기회의를 개최해 각 항공사에 주기장을 배정한다. 규정에 따르면 운항계획 편수와 승객 수송실적으로 탑승교 사용시간을 나눠 사용하고 있다.

올해 하계시즌의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기준 운항편수는 모두 2588편이다. 이중 모두 1489편의 항공기가 ‘탑승교’를 이용하도록 배정됐다. 전체 출발편 가운데 57.5%만 탑승교를 이용한다. 나머지 1099편(42.5%)은 버스를 타고 항공기까지 가야 한다.

이는 모든 항공사가 비슷한 비율이며, 주기장은 도착 예정시간이 빠른 항공기를 우선 배정하도록 하고 있다. 단 도착 예정시간이 ‘15분 이내’의 동일시간대일 경우, 대형항공기를 우선 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LCC라 탑승하는 곳이 멀어지는 것은 LCC의 자의에 의해 LCC 전용 터미널을 이용하거나 도심과 떨어진 공항을 이용하는 경우다. 해외사례를 보면 비용절감을 이유로 공항이 LCC를 위한 전용 터미널을 짓거나, 항공사가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다른 공항을 거점공항으로 삼는 경우가 있다.

일본국적 LCC인 바닐라에어와 피치항공, 제트스타재팬은 원가절감을 위해 지난해 문을 연 도쿄 나리타공항의 LCC 전용 터미널인 제3 터미널을 이용하고 있다. 전용 터미널을 사용하면 공항시설사용료가 저렴하다. 

나리타국제공항의 제1·2 터미널은 공항시설사용료가 2610엔(약 2만7000원)이지만 LCC 전용 터미널인 제3 터미널은 1070엔(약 1만1000원)이 저렴한 1540엔(약 1만5906원)만 지불하면 된다. 한국 항공사 중에는 제주항공이 제3 터미널을 쓰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2년 10월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도 LCC 전용 터미널을 만들어 이곳을 거점으로 하는 피치항공이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도쿄 나리타국제공항이 문을 연 데 이어 나고야 추부국제공항도 이르면 2017년에 올 여름 취항을 앞둔 에어아시아재팬을 위한 LCC 전용 터미널 신축을 결정한 상태다.

LCC를 위한 전용 터미널이 없는 한국은 공항에서 버스를 탄다고 승객이 가격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에 항공 여행객이 급속하게 증가하는 LCC가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