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확대 방침"…현대차 투싼FCEV도 보급 늘어날 듯
2016-03-17 16:41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전기차(EV)와 더불어 차세대 친환경차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차(FCEV)가 국내에도 보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를 차에 주입하고 공기 중의 산소를 직접 반응시켜 에너지로 전환, 전기모터를 구동하는 친환경 자동차다. 전기차는 현재 충전시간이 아무리 짧아도 25분 정도 걸리는 데 비해, 수소연료전지차는 기름 넣듯이 5분 정도면 완충된다. 게다가 주행거리가 내연기관차 이상으로 길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전기차는 충전소 건립이 비교적 쉬운 반면, 수소충전소 건립은 훨씬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는 게 단점이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도 아직은 전기차가 더 각광받고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아직은 수소차에 대한 지원이 부족함을 알 수 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이 16일 광주 그린카진흥원에서 열린 지역전략산업 간담회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 수소연료전지차를 출시했지만, 높은 가격과 충전시설 부족 등으로 시장 형성이 지연되고 있어 고전하고 있다”며 “국내 초기 수요 창출을 위해 대중교통수단을 수소연료전지차로 교체하는 방안에 대해 정부가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수소에너지 기반 및 수소연료전지차 육성 보급과 관련한 업계 의견을 청취하고 과감히 규제를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CNG(압축천연가스) 충전소에 수소충전이 가능한 복합시설을 병행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관련 규제를 풀고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수소연료전지버스 보급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국에서 운행되는 CNG 노선버스가 순차적으로 수소연료전지버스로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수소충전소 설치와 보조금 지원 등 정부의 수소연료전지버스 보급 지원 계획이 구체화되면 전국에서 운행되는 CNG 버스 2만6000대가 순차적으로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교체되는 노선버스 수요는 연간 2000여대 규모로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수소연료전지버스는 세단이나 SUV 형태의 수소연료전지차에 비해 두 배 이상의 부품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급 확대는 관련 부품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등 수소에너지 기반 신산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를 무공해 대중교통으로 지정한 중국에서는 4만4000대의 전기버스가 운행되고 있으며, 일본은 2020년부터 수소연료전지버스를 본격적으로 운행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1세대 FCEV버스를 2006년부터 시범운행하며 독일월드컵, 여수엑스포 등 국제행사에 지원한 바 있다. 2세대 모델은 2015년부터 광주, 울산 등 지자체에서 활용되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지원할 3세대 FCEV버스를 올해 말 목표로 개발 중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광주광역시청에서 윤장현 광주광역시장, 권문식 현대차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융합스테이션 구축 및 수소연료전지버스 시범운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후 광주광역시에 차를 무상으로 임대하고, 그 성능과 친환경성을 평가해왔다.
최고속도 100㎞/h,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 440㎞의 성능을 갖춘 수소연료전지버스는 배기가스 대신 물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2004년 수소연료전지버스 개발에 착수해 1세대 모델을 2006년 독일월드컵 시범운행과 정부과제 모니터링 사업(2006년~2010년)에 투입한 바 있으며, 이후 2009년에는 개선된 연료전지시스템과 자체 개발한 영구자석 모터를 적용한 2세대 모델을 개발했다.
정부의 정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그동안 보급이 답보상태에 머물렀던 투싼 FCEV차처럼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차도 더욱 빨리 보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