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9개월째 1.5% 동결
2016-03-10 10:10
한국은행은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연 1.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인하한 이후 9개월 연속 동결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최근 국내 경제지표가 악화되면서 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높아졌지만 아직 금리를 내릴만한 큰 상황 변화가 없었다는 판단에서다.
오히려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금융시장 안정에 주력하면서 국내외 경제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연초부터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하는 등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의 2월 수출이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25.4%나 급감하면서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이는 2009년 5월 이래 6년여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1200조원을 넘긴 가계부채 역시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가 지난 2월부터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2월 한달간 가계대출이 3조원이나 증가하며 예년 수준을 웃돌았다.
유럽중앙은행(ECB),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의 통화 정책 결정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금리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 일본은행이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가 기대와 다른 결과를 낳으면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견도 그동안 만만치 않았다.
김명실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 "최근의 환율 급등락에 대한 한은의 부담감과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에 대한 확인심리 등을 근거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면서 "다만 동결 결정 이후에도 대내외 경기개선세가 뚜렷하지 않으면 4월 이후 금리인하 기대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수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2.2% 줄면서 14개월 연속 감소했다. 또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동향 자료를 보면 내수를 지탱하는 소매판매와 설비투자가 전월 대비 각각 1.4%, 6.0% 줄었다. 전체 산업생산 역시 같은 기간 1.2% 감소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7일 '경제동향 3월호'에서 "최근 주요 지표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한편, 금융권 안팎에는 한국은행이 오는 4월 발표하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