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무서워진 중국… 변화에 몸을 실어야

2016-02-22 10:16

양성모(아주경제 산업부 기자)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최근 중국 북경 출장과정에서 만난 한국 기업체 관계자는 변화중인 중국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아주 무섭다”고 답했다.

중국은 이미 크게 변했다.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세계의 공장으로 각광받으며 10%가 넘는 고성장을 이루던 영광의 시기는 옛 이야기가 됐다. 하지만 저성장속에서도 소비 잠재력을 앞세워 세계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사회적 책임(CSR) 활동 및 현지인 고용 등을 통해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근무환경과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점점 확대중인 중국 소비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먹거리를 구입하기 위해 방문한 베이징 왕징지역 인근의 롯데마트 식품코너에는 오리온 초코파이가 큼지막하게 매장 한켠을 차지하고 있었다. 오리온은 중국진출 당시 현지화를 위해 상품명을 ‘오리온 초코파이’가 아닌 오리온과 발음이 비슷하고 좋은 친구라는 뜻인 ‘하오리여우(好麗友)’로 판매했다. 맛 역시 중국인의 입맛에 맞추면서 대박을 이뤄냈다.

이같은 대박은 극히 일부일 뿐 대다수 중국 진출기업은 중국에서 실패를 맛보고 한국으로 돌아오거나, 인건비가 저렴한 베트남 등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다.

북경에서 만난 최용민 한국무역협회 베이징 지부장은 중국에 진출한 기업체 상당수가 중국을 생산을 위한 본거지로만 보고 있을 뿐, 마케팅 등이 이뤄지지 않아 실패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니 높아지는 임금에 생산성 저하 등을 이유로 중국에서 떠나는 기업이 속출하는 것이다.

베이징 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우리나라의 약 2분의 1 수준에서 3분의 2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게 현지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이는 곧 중국 근로자도 소비여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더이상 저렴한 제품을 수출할 게 아니라 중국인을 사로잡기 위한 퀄리티 높은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재산업을 영위중인 기업도 현지기업과 공고한 파트너십을 만들고 함께 해쳐나가야 한다.

중국이 어렵다며 모두들 고개를 젓고 있을 때 다른 국가들은 철저하고 면밀한 분석으로 중국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한·중 FTA가 체결된 이후 정부와 경제 전문가들은 ‘또 하나의 내수시장이 열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제 우리도 그 기대를 현실화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