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쟁점법안 합의 또 불발…'예비후보 활동 허용' 선관위에 권고키로
2016-01-11 18:12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개점휴업' 상태인 국회를 가동하기 위해 여야가 다시 한 자리에 모였지만, 또 다시 '빈손'으로 끝이 났다.
쟁점법안 논의는 상임위원회에서 다시 하기로 했고, 선거구 획정은 예비후보 활동을 보장하도록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권고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11일 여야 원내지도부는 1월 임시국회 소집에 따라 답보 상태인 선거구 획정과 쟁점법안 문제를 해결하고자, 3+3 회동(원내대표·정책위의장·원내수석부대표)을 개최했지만 약 합의는 결국 불발됐다. 정의화 국회의장 주재로 지난해 12월 27일 열린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 간 회동이 결렬된 이후 보름만이다.
당초 야당이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원샷법과 서비스법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표하면서, 회동은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 더민주 측은 원샷법에 재벌 대기업에 대한 특혜를 방지할 수 있는 장치와, 서비스법 내에 의료영리화를 막을 수 있는 장치를 각각 마련할 경우 법안 처리에 협조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맥락에서 더민주 측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대기업 등 모든 대기업에 한해 법안 적용을 제외해야 한다는 당초 입장에서 물러나 10대 기업 등으로 범위를 좁힌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에선 민관합동 심의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이미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입장을 고수해, 기획재정위에서 추가로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위기는 사전에 감지됐다.
모두발언에서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선거구 획정위원회에서 논의하는 과정을 보면 권역별·연동형 비례대표제나 선거권 연령 인하 논의는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인구 편차를 줄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국회의 추가적 조치로 선거구 획정 기준안을 합리적인 선에서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이 해당 선거제도 변경을 요구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에 맞서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에서 경제활성화법이라고 이름붙인 원샷법, 서비스산업발전법이 재벌들의 문호를 열어주는 법이긴 하지만 저희는 대폭 양보하겠다"면서도 "어떻게 해서든 양보해 타결을 시켜서 새누리당 방식의 경제활성화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선거구 획정의 경우 선관위에 등록을 마친 모든 예비후보자들이 정상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도록 권고키로 했다. 또 미등록 예비후보자의 등록신청과 수리도 허용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언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획정위원장이 사퇴한 상황이라 논의의 중점은 예비후보자들의 활동에 제약이 없도록 하는 데 있었다"면서 "기존 선거구를 기준으로 하고 선관위에서 권고에 부합하게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