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해야"...미 국무 "중국과의 협력 강화"
2016-01-08 14:55
북한, 1987년 테러지원국 지정 후 2008년 해제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북한 핵실험과 관련, 국제 사회가 강경한 대응 입장을 밝힌 가운데 미국 내에서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에 돈을 투입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미 의회가 대북 제재 강화법안 심의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미국 상·하원 양원이 이르면 다음 주께 제재안을 초당적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미국 내에서는 오바마 정권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이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렸었다. 이후 북한과의 핵 검증 합의에 따라 2008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다. 현재 의회에 계류된 대북 제재 강화법안에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북한과 외교관계를 아예 수립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포함돼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의 최대 우방국인 중국 측에 대북 제재와 관련,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케리 장관은 7일(현지시간) 열린 브리핑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대북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며 "중국의 대북 접근법이 통하지 않았던 만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대응할 수는 없다'는 뜻을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의 핵실험을 둘러싼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결정하는 데서 상호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이번 핵실험은 역내 안보에 대한 미국의 확고하고 지속적인 공약을 다시 한번 강조해 줄 뿐"이라고 전했다.
케리 장관은 또 다음 달 중순 캘리포니아 주 란초미라지의 휴양지 서니랜즈에서 열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서도 북한 핵문제 관련 회의가 별도로 개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