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일본, '아베식 군국주의' 토대 마련하나

2016-01-07 16:42
3월 안보법 시행 앞두고 설득 타당성 얻을 듯

[사진=아베 신조 페이스북]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강력한 대북 제재를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해 개정한 안보법 시행을 두 달 앞둔 상태에서 이번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군국주의 목표 달성에 한 걸음 다가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NHK 등 현지 언론이 7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열린 참의원 본회의에서 "북한 핵실험과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차원의 대응을 주도하는 동시에 일본의 독자적인 제재 조치를 강화해 북한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을 맡게 된 만큼 안보리에서 대북 강경론을 주장하면서 발언권 강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시행될 예정인 안보법에 따라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갖출 명분을 내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정권은 지난해 9월 다수 야당의 반대 속에 집단 자위권 행사 권한을 늘리고 자위대의 행동 반경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안보법을 통과시켰다.

올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헌법 9조 개헌’을 중대 목표로 삼고 있는 아베 총리로서는 이번 북한 핵실험을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헌법 9조는 전쟁과 무력행사를 금지하고 있다. 아직 안보법에 대한 저항감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북한발 '안보 위기'를 강조하면 타당성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베 총리가 "북한 핵실험은 일본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다",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거듭 언급한 것도 이런 행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중국 견제 등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매년 방위 예산을 늘려왔다. 2016회계연도 예산안을 보면 방위 예산은 4년 연속 늘어나 올해 처음으로 5조엔을 넘어섰다. 이달 중 열릴 한미일 외교차관 회의 등을 계기로 일본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 목표인 '중국 견제'에 박차를 가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본 내에서는 이번 북한의 도발을 계기로 납치 문제 등 북일 협상이 단절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4년 7월 해제했던 일부 대북 제재를 부활시키거나 새로운 제재 조치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