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최소 3년 보고 VIM(베트남·인니·미얀마) 시장 도전하라”
2016-01-03 11:00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 “베트남은 1인당 소득이 2000달러 남짓해 가전제품을 모두 구비해 놓은 가구가 많지 않다. 그러나 소비성향은 강해 수입이 생기면 저축보다는 구매에 나선다. 흥미로운 것은 소비의 우선순위가 한국과 다르다는 점이다. 베트남 사람들이 집밥을 많이 안 해 먹기 때문에 냉장고는 우선순위에서 에어컨, TV 다음으로 밀린다.”(베트남 현지 진출 대형유통마트 구매 담당자)
# "인도네시아에는 엄청난 규모의 소비시장이 있고, 또 엄청난 부자들이 많다. 전체적인 흐름을 봤을 때 한번에 급성장하는 나라는 아니지만 천천히 꾸준히 성장하는 시장이다." (인도네시아 현지 진출 한국 대기업 임원)
# "한국산 기초화장품은 일본 시세이도 제품과 비교해 품질이 좋고 가격도 적당하다. 지금 쓰고 있는 한국산 스킨케어는 무덥고 습한 미얀마 날씨에도 알맞다."(미얀마 기업 G사 대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김극수)은 4일 발간하는 ‘아세안 Top 3 VIM(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을 가다’ 단행본을 통해 현지 조사를 통해 직접 확인한 3개국 시장의 특색과 기회요소와 유의점 등을 분석, 이같이 전했다.
자료에 따르면 VIM은 아세안 10개국 중에서도 특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들로 우리 기업들이 눈여겨봐야 할 유망시장이다. 우리의 4위 수출대상국인 베트남의 경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경제협력개발기구(APEC),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모두 해당되는 국가로 소비시장은 물론 생산기지로도 더욱 각광받을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인구(2억5000만 명)를 갖춘 거대한 시장으로서 전 세계 기업들이 경쟁을 펼치는 무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세안 최후의 개척지인 미얀마도 3월 신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어 경제성장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협은 VIM이 엄청난 잠재력을 내포한 시장임은 분명하지만 조급한 자세로 접근하며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철저한 현장조사를 통해 시장과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중ᐧ장기적인 안목으로 최소 3년 이상을 내다보고 진출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얀마의 경우 사회간접자본(SOC) 부족 등으로 인해 사업환경이 아직 열악한 편이며, 인도네시아의 경우 소비자들이 유행에 둔감해 시장의 변화속도가 우리나라에 비해 많이 느리다. 투자에 대한 결실이 바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멀리 내다보며 VIM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초석을 다져야 한다.
VIM을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 아닌 여러 개의 작은 시장으로 바라보는 시각 또한 필요하다. 베트남을 예로 들자면 북부 하노이의 소비자들은 과시욕이 있어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반면 남부 호치민 소비자들은 실리적이며 유행에 민감한 편이라 두 지역의 소비패턴이 다르다. 1만 7000개가 넘는 섬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의 경우 각 지역별로 문화와 생활습관, 소비성향, 물류비용, 소득수준 등이 다르고 심지어 같은 프랜차이즈의 같은 품목도 지역에 따라 가격이 상이하게 책정될 정도로 시장별 차이가 크다. VIM 소비자들은 지역별, 소득별, 연령대별로 매우 상이한 수요와 구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공략 대상에 대해 정확한 분석이 요구된다.
김용태 국제무역연구원 전략시장연구실장은 “VIM은 대중국 편중현상이 심한 우리나라 수출의 안전판 역할을 할 유망시장”이라며 “한류에 힘입어 우리에게 우호적인 토대가 마련되어 있는 만큼 경쟁국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을 선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