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금리인상에 따른 한국경제 영향 제한적...단, 신흥국 수출 부진 우려"

2015-12-17 11:25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란 분석이 나왔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 불안은 한국기업의 대(對)신흥국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무역협회(이하 무협)는 17일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경제와 수출영향'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외화자금시장과 외채구조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안정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미 금리인상의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한국과 미국간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본 유출과 원‧달러 환율의 상승(원화 절하)이 예상되나, 양호한 국내 외환건전성 및 상대적으로 높은 국내 금리수준을 감안하면 유출 정도 및 원달러 환율 급등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외환보유액은 올해 10월말 기준 3696억 달러로 2012년 3270억 달러에 비해서 꾸준히 상승했다. 총 외채 중에 단기 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31.3%에서 올 1분기 26.9%로 낮아졌다.

다만, 보고서는 신흥국 불안과 세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의 하방위험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대외 지급불능 위험이 있는 취약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의 대 신흥국 수출 부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 신흥국 수출은 3334억 달러로 총 수출의 58.2%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60%에 육박했던 대 신흥국 수출 비중은 신흥국의 성장둔화에 따라 금년 1~10월 57.8%로 하락했다. 특히, 우리나라 총 수출의 약 3%를 차지하고 있는 터키,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대 3대 취약국 수출은 올해 1~10월 22.1%로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제품, 자동차, 자동차 부품 등 대 신흥국 주요 수출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둔화가 우려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신흥국 불안에 따른 세계 경제 불확실성 증대, 국내외 금융 외환 시장 변동성 확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면서 "가계 등 민간 부채와 한계기업 등 잠재적 위험요인에 대해선 질적 구조 개선 및 리스크 완화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한중 FTA를 활용해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신흥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 다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지속적 투자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구조개선, 규제완화 등의 노력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