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내년 1월부터 단일구제기금 제도 시행...'은행동맹' 현실화 기대

2015-12-27 15:34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유럽연합(EU)이 내년부터 역내 구제기금 운영 방식을 단일화하기로 함에 따라 EU 숙원 사업인 '은행동맹(Banking Union)' 완성에 더욱 가까워졌다고 러시아 관영매체 스푸트니크 인터내셔널이 최근 보도했다.

구제기금 일원화 정책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내 은행이 파산할 경우 역내에서 일원화해 처리하는 제도다. 당장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나라별로 파산 처리를 하기보다는 EU 차원에서 공동으로 대처하면 다른 나라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EU가 추진하고 있는 은행동맹 창설이 한 발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위원회(EC)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의 경제가 휘청이자 유로존 내 은행동맹 구상을 제안했다.

유로화라는 단일통화를 사용하면서도 금융 정책은 나라별로 달라 금융 시스템이 불안해질 때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EU는 역내 은행경영 건전화를 유지하고, 유로존에 대한 신뢰 하락을 막기 위해 은행동맹을 창설하자고 밝혔다. 

은행동맹의 기본 뼈대는 단일은행감독·단일구제기금·단일예금보장 등 세 가지다. 첫 번째 축인 은행감독 일원화 제도는 지난 2014년 11월 도입, 시행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내 주요 은행에 대한 감독 업무를 담당하게 된 배경이다. 내년 1월부터 구제기금 단일화까지 이뤄지면 두 개의 축이 완성되는 셈이다.

구제기금 단일화 제도는 신설된 단일파산정리기구(SRM) 중심으로 각 은행이 갹출해 구성한 기금을 기본 자금으로 활용한다. 오는 2024년까지 8년에 걸쳐 약 550억 유로(약 70조5000억 원)의 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완전한 형태의 은행동맹을 창설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독일, 핀란드, 네덜란드 등 재정 환경이 건전한 회원국들이 예금보장 단일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국가의 도덕적 해이 같은 부작용이 예상되면서 예금 예치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스푸트니크는 분석했다.

EC는 앞서 지난 11월 은행동맹 관련 구체적인 방안을 회원국과 유럽의회에 제시했다. 그러나 이달 열린 EU 정상회의에서는 "은행동맹을 추진한다”는 내용만 합의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