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민전선, 지방선거는 참패-인지도는 상승 '절반의 성공'

2015-12-14 15:40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비경제활동 인구의 지지도 상승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 뒤 경제위기 타개, 반이민 정책을 바탕으로 지지 기반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프랑스 24 등 외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 2차 결선투표 결과 전국 13개 도 가운데 국민전선이 승리한 지역구는 한 곳도 없었다. 반이민·반이슬람 정서에 따라 득표율 1위를 차지했던 1차 투표와는 정반대 결과다.

우파 제1야당인 공화당은 수도권을 포함해 절반이 넘는 7곳에서, 좌파 집권 사회당은 5곳에서 각각 승리했다. 국민전선은 남쪽 섬 코르스마저 좌파 소수당에게 뺏기면서 지역구를 하나도 얻어내지 못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의 득표율은 40%로 1위였다. 사회당은 30%, 국민전선은 28%로 그 뒤를 이었다.

사회당이 자당 후보를 사퇴시켜 공화당에 힘을 실어주는 등 극우정당에 대한 경계심리가 반영된 것이 국민전선의 실패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5년 전 치러진 지방선거에 비해 투표율이 58%까지 크게 오른 것도 국민전선에 불리했다.

결과적으로는 패했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전선의 영향력과 인지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회당 소속인 마뉘엘 발스 총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승리한 지역이 한 곳도 없지만 극우정당의 위험성은 없어지지 않았다"고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수정당에 불과했던 국민전선이 인기를 얻은 배경으로는 올해 심화된 유럽 내 난민 위기와 파리 연쇄 테러 등 안보 문제 등이 꼽힌다. 국민전선이 당의 핵심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유로화 반대, 유럽연합(EU) 권한 약화, 반 이민 정책 등이 시의적으로 잘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도 국민전선을 대안 정당으로 인식하게 한 계기로 풀이된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위기로 인해 EU 통합 관련 피로감이 겹쳐진데다 실업률이 10%를 넘어가면서 집권당의 경제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다. 

르몽드 등 현지 언론의 분석에 따르면, 국민전선의 지지층은 파리를 중심으로 한 기존 지식인 계층에서 비경제활동 인구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차 투표에서 국민전선이 득표율 1위를 차지했던 지역 6곳은 모두 실업률이 평균 1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전선은 앞으로도 기존 정책을 유지하면서 지지기반을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가 또다른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