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와 함께 시험대에 오른 옐런의 리더십

2015-12-17 16:09

[사진=재닛 옐런 트위터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재닛 옐런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올 한해 세계 경제 최대의 이슈로 떠올랐던 미국 금리의 향방은 결국 12월 인상으로 마무리됐다. 

제로금리 종말은 미국 경제의 거대한 흐름의 변화를 의미한다. 금리인상이 시작되면서 미국 경기를 뒷받침하던 공짜돈은 사라졌다. 미국 경제의 기반과 체력은 홀로 시험대 위에 선 셈이다. 그 시험대 위에는 재닛 옐런도 함께 올라갔다. 

옐런 의장은 데이터와 경제모델을 토대로 경제를 예측하는 정통파로 통한다. 특히 고용시장의 회복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킨다는 1958년의 고전적 경제이론 '필립스 곡선'이 그가 가장 신뢰하는 경기예측 근거로 알려져 있다. 현재 물가가 연준의 목표인 2%에 도달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을 단행한 배경으로 양호한 고용지표를 꼽은 것도 이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런 옐런 의장을 '비정통시대의 정통파'라고 평했다. 각국의 경제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글로벌 경제는 나날이 불확실해지고 있어 경제계에서는 전통적 경제이론의 '무용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옐런 의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미리 예측하는 등 뛰어난 경기예측력으로 정평이 나있다. 2007년 12월 연준 회의록에서 대다수 이사는 경기 후퇴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옐런은 "신용경색 심화와 경기후퇴의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비관론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에도 옐런 의장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이번 금리인상이 문제가 발생한 뒤에 취해진 사후적 조치가 아닌 경기과열을 사전에 막기 위해 취해진 선제적 조치라는 점은 옐런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옐런의 예측대로 물가가 2%대로 진입한다면 문제는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금리인상이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줄이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경기침체라는 부작용만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많은 경제학자는 실업률이 치솟자 물가가 떨어지리라 예측했으나 빗나갔고, 실업률이 떨어졌을 때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고 봤지만, 이 역시 틀렸다. 

뉴욕타임스(NYT)가 이번 금리인상으로 재닛 옐런이 경제학자, 규제담당자, 그리고 중앙정부기관의 수장이라는 자리 외에 세계 경제의 '위기 관리인'(Risk Manager)'의 역할을 떠맡게 됐다고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NYT는 옐런 의장이 금리정책에 대한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제적 관점을 가지고 있는 연준의원들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하며, 동시에 2016년 미국 대선판 속에서 정치적 의제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