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위안화가치 4년5개월만에 최저치...위안화 약세 지속 전망

2015-12-17 13:17

재닛 앨런 FRB의장이 금리인상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인상한 직후 위안화 가치는 4년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민은행은 17일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6.4757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일 고시환율(6.4626위안)보다 위안화 가치가 0.20% 하락한 것이다. 지난 2011년 7월(6.4614위안) 이후 4년5개월만에 최저치다. 중국 당국은 위안화 가치를 9거래일 연속 절하시켰다. 달러위안화 환율은 지난 4일 6.3851위안보다 1.42% 상승했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미국 금리인상에 따라 앞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유출 외환보유액 감소 악순환

위안화 가치하락은 자본유출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전세계 자본이 달러화로 이동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130억 달러(약 133조원)로 전월 370억 달러의 3배에 이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본유출로 인한 환율급변을 막기 위해서는 당국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이는 외환보유액 감소로 이어진다. 이미 11월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4380만 달러로 전월보다 872억2000만 달러 줄어들면서 2013년 2월 이후 3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역시 '자본유출→ 위안화 가치하락→ 외환보유액 감소'라는 악순환에서 빠진 셈. 류둥량(劉東亮) 자오상(招商)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금리인상을 통해 긴축정책으로 돌아서게 됨에 따라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신흥국 시장에서 모두 자금유출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 FRB 청사.[사진=신화통신]



◆"내년말 7위안선까지 오른다."

위안화는 달러대비 절하추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이미 홍콩에서 거래되는 역외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5위안까지 올라있다. 연말께면 위안화 기준환율은 달러당 6.5위안을 돌파해 내년말에는 7위안 가까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리후이융(李慧勇) 선인완궈(申銀萬國) 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성장둔화에 따라 위안화는 내년에도 여전히 절하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대외무역 흑자 증가, 위안화 국제화, 달러화와의 경쟁이 위안화 환율을 지탱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판(何帆) 차이신싱크탱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금리인상이 중국경제에 위협이 되는 요인이지만, 중국은 아직 자본개방과 금리 자유화가 이뤄지지 않는 상태여서 자본유출을 통제할 정책적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현재 위안화 환율결정 방식을 주요 13개 교역대상국 통화로 구성된 통화바스켓 연동제로 바꾸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위안화가치는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로만 평가되고 있다. 이를 통해 위안화와 달러화의 연관성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다. 이는 위안화가치의 달러화 동반상승을 막는 효과를 내며, 위안화의 추가 가치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