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지금 경제상황 위기 아니다…"선제적인 구조조정 안하면 상당한 대가 치를 것""
2015-12-16 16:45
박근혜 대통령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깜깜…뚫고 나가야 경제재도약"
아주경제 주진 기자 =청와대는 16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현 경제상황을 국가비상사태로 볼 수 없다’며 핵심쟁점법안 직권상정을 거부한 데 대해 즉답을 피하면서도 “법적 장치를 통한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으면 많은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 관련 브리핑을 통해 "지금이 (경제)위기라는 건 결코 아니다. 우리 경제는 그간 대내외의 열악한 여건에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 정확한 진단“이라고 말했다.
안 수석은 "3/4분기 성장률이 5년 만에 가장 높은 1.3%를 기록했고, 연간 경상성장률도 2011년 이후 처음으로 5% 수준을 전망하고 있으며 수출 순위도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6위로 상승했다"고 근거를 제시하면서 "S&P 등 3대 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도 역대 최고 등급을 달성했고, 연간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실적 196.5억불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 수석은 공무원연금개혁,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 완료, 노사정 대타협,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한중FTA 비준 등 역점적으로 추진한 구조개혁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G20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 성장전략 이행실적을 최고수준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수석은 "박 대통령이 최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한 것은 공급 과잉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해운과 철강 등의 선제적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상당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는 의미였다"며 "이 경우 성장 잠재력이 훼손될 뿐 아니라 대량 실업에 이를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 경기의 지속적 침체 등 여러 국제적 리스크와 국내적 요인 등이 있다"며 "국내 노동시장에서도 내년부터 정년 연장이 이뤄져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고용 절벽이 생길 수밖에 없어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를 위해 이같은 법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위기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한 데 대해 안 수석은 "시나리오 별로 미리 준비한 정책 매뉴얼을 갖추자는 의미"라며 "이미 여러 리스크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에 입각해 경제정책을 만들었고, 수정할 상황이 생기면 새롭게 수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이민정책을 시대에 맞게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 안 수석은 "이민정책은 오늘 논의된 것은 없다"며 "저출산 고령화 문제로 모든 국가가 검토하는 것을 우리도 검토할 수 있다는 정도지, 아직 본격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수도권 규제 완화 방안에 대해 안 수석은 "경기 동부·북부는 공장 증설에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오히려 역차별이 있지 않는지 우려를 검토하자는 차원"이라며 "오늘 회의에선 지역간 균형을 고려하면서 완화를 검토하기로 여러 논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또 박 대통령이 마무리 발언에서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해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깜깜하듯이 지금 이순간이 마지막 고비이므로 힘들더라도 신념을 가지고 반드시 뚫고 지나가야 경제재도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안 수석은 전했다.
"가치있는 일은 고난이라는 포장에 싸여 있고, 포기하지 않고 고난을 극복하면 성장이 된다"며 "100미터 결승선 직전이 가장 힘들지만 결승선에 경제부흥, 청년희망, 국민행복이 걸려있다고 생각하고 마지막까지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박 대통령은 "정부정책이 국민 개개인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지 느낄 수 있도록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히 홍보해야 한다"며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등 효과가 큼에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낮은 정책들을 적극 국민들에게 알려 보다 많은 국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서는 "부담이 아니라 신성장동력 창출의 적극적인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자동차, 기계 등 제품 사용으로 탄소배출이 늘어난다면 수입국에서 선호하지 않을 것이므로 시장선점을 위해서는 탄소배출을 줄이는 제품개발 등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격의료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는 기술이 발전돼 있어 수출까지 하지만 원격의료를 가능하게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가 안 되고 있어 정작 우리나라 국민들은 원격의료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오전 10시부터 예정시간을 30분 초과해 2시간 동안 개최된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소비·투자 회복과 일자리 창출, 하방위험에 대한 철저한 대응 필요성을 지적했으며 이 과정에서 조속한 국회의 법안처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안 수석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