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술硏, 태양열 해수담수화 실증 플랜트 구축

2015-12-08 16:12

태양열 해수담수화 실증 플랜트.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지구상에 있는 물 97%는 해수이고 나머지 3%는 담수다. 담수(소금기 없는 물)의 경우 지표상에 존재하는 물이 0.3%에 불과해 수자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극히 작다. 풍부한 해수를 수자원으로 이용하기 위해 해수에 포함된 염분을 제거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은 이를 위해 태양열을 이용해 해수를 담수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기술을 개발, 전라남도와 함께 실증플랜트를 구축했다고 8일 밝혔다. KIER은 9일 여수 대경도 실증단지에서 태양열 해수담수화 플랜트 준공에 맞추어 연구성과 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여수 대경도에 설치된 태양열 해수담수화 플랜트는 주열원으로 태양열시스템과 보조열원으로 목재펠릿보일러를 갖췄다. 펌프등을 구성하는 전력원으로 태양광발전시스템도 있다. 자동제어와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을 이용하여 유지관리되며 일일 담수용량 1만ℓ 규모로 향후 5년간 운전 될 계획이다.

KIER이 개발한 해수담수화 기술은 태양열을 이용한 증발식 해수담수화 기술로 진공관형 태양열 집열기에서 생산된 열과 태양광 발전을 통해 얻은 전기를 동시에 활용해 바닷물에서 염분을 제거하는 기술이다.

진공관형 태양열 집열기를 통해 얻어진 열에너지는 집열기 안을 흐르는 물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뜨거워진 물은 축열조로 이동하게 된다. 축열조의 온도가 증발에 필요한 온도(약 70℃)에 도달하면 해수취수펌프가 가동돼 바닷물이 담수기에 공급되고, 이후 축열조의 뜨거운 물이 담수기에 공급된다. 공급된 열에너지에 의해 저압 상태의 담수기 내 바닷물은 증발과 응축과정을 거쳐 염기가 거의 없는 담수로 바뀌고, 식수 또는 공업용수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여수 대경도 실증단지에는 KIER이 독자 개발한 다중효용 담수기(MEMS)가 설치됐다. 다중효용 담수기는 동일 열량 대비 1단 담수기에 비해 4배 이상의 담수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로, 향후 수백톤급 담수 플랜트의 준공에도 사용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이다.
 

태양열, 태양광, 담수기, 목재펠릿을 통한 해수담수화 사업화 모델.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연구책임자인 곽희열 박사는 “구축된 태양열 해수담수화 플랜트는 도서지방의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화 모델로서 활용될 예정”이라며 ”이번 실증에서 성능이 검증된 다중효용 담수기는 70℃ 전후의 산업공정에서 발생된 폐열과 연계된다면 경제적인 공업용수 조달에 바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기우 KIER 원장은 “태양열 해수담수화 기술은 기존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역삼투압 방식과 달리 열에너지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국내·외 물 부족 도서지역에 적합한 기술”이라며 “국내 도서지역 시범뿐 아니라 해외 물 부족지역의 실증을 적극 지원하고 실용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실증단지 구축에 앞서 KIER은 전라남도청과 지난 5월 21일 태양열 해수담수화 실증단지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KIER은 전라남도, 전남개발공사, 녹색에너지연구원과 태양열 해수담수화 실증사업을 통해 전라남도 에너지자립섬 모델을 개발하고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위해 상호 협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