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 일본에서 답을 찾다(5)] 일본 임대주택 밀집 지역 가보니
2015-11-30 08:00
도쿄 출퇴근 가능 지역 임대주택 인기…전문적 관리로 입주자 불편 최소화
아주경제신문 김종호 기자 = 지난 20일 찾은 일본 지바현 우라야스시. 지하철역을 빠져나오자 높이와 외관이 저마다 다른 주택들이 눈앞에 넓게 펼쳐졌다. 역 주변의 한 공인중개업소에는 유리 벽에 붙은 방 정보를 살피기 위한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우라야스역 인근 U공인중개업소 직원은 “이곳 주택들은 맨션(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진 우리식 아파트)이 아닌 아파트(목재 철골 구조)가 대부분으로, 젊은 직장인 수요를 위한 저렴한 임대주택이 전체 주택의 70~80%정도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디즈니랜드’가 위치하고 만화 ‘괴짜가족’의 배경지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이곳은 과거에는 에도시대부터 번성하던 어촌마을이었다. 그러나 1958년 한 제지공장에서 유독물질이 강으로 유출되며 생태계가 망가진 이후, 지역 주민들이 디즈니랜드를 유치하는 등 자발적인 노력으로 도시를 되살렸다.
특히 최근에는 대학생 등 젊은 층의 유입이 크게 늘면서 저렴한 임대주택을 구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메이카이대학교에서 만난 한국인 유학생 임모(40)씨는 “우라야스역 인근 임대주택은 집값이 저렴한 데다, 도쿄까지 지하철로 20분밖에 걸리지 않아 도쿄에 직장을 둔 직장인들이 대거 거주하고 있다”면서 “디즈니랜드에서 들어오는 세입이 높으므로 시의 전체적인 세금 수준이 낮은 점도 임대주택 확대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야나기츠루 나오히토 레오팔레스21 임대관리본부 부부장이 소개한 3층 규모의 임대주택에는 총 18가구 가운데 15가구가 입주해 있었다. 준공된 지 4년이 지난 건물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관리가 잘 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음 달 새로운 입주자를 받을 준비를 마쳤다는 46㎡(전용면적 기준) 규모의 주택 내부로 들어섰다. 방과 주방, 화장실 그리고 두 개의 작은 로프트(Loft·다락) 등으로 간단히 구성된 내부였지만, 최대 3명까지 살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넉넉했다.
특히 TV부터 냉장고와 에어컨, 전자레인지, 세탁기, 비데까지 모두 갖춰져 있었음에도 월 임대료는 6만5000엔(한화 약 61만4000원)으로 도쿄지역보다 저렴한 수준이었다.
야나기츠루 부부장은 “입주자가 몸만 오더라도 바로 생활이 가능할 수 있도록 임대주택 내에 가구와 가전 등을 구비하기 때문에 젊은 층은 물론 외국인들의 선호도가 높다”면서 “임대주택 관리업체를 통해 직접 주택을 구할 경우, 공인중개업소를 거치지 않고도 최소 한 달 단위로 계약할 수 있어 시간 및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24시간 운영되는 콜센터를 통해 입주민의 건강·법률 상담은 물론 시설 보수 관련 불편, 방범 문제 등 생활하는 데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즉각 해결해주기 때문에 유학생이나 사업차 방문한 외국인, 혼자 사는 여성, 노인 등도 큰 불편 없이 거주할 수 있다는 게 레오팔레스21 측의 설명이다.
야나기츠루 부부장은 “일본을 찾는 한국인 유학생이나 사업가들을 위해 한국어 홈페이지와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방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3명까지 거주를 허용하고 있어 주로 여러명이 함께 살기를 원하는 한국인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언급했다.
<이 기획취재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