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G20정상회의 개막…세계 정상, 對테러 방안 최우선 의제(종합)
2015-11-15 21:47
정치문제 공식 의제 첫 설정…파리 테러로 佛 올랑드 대통령 불참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목적으로 1999년 출범한 G20정상회의에서 경제 문제가 아닌 정치적 문제가 공식 의제로 설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장국인 터키는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주재하는 업무만찬의 의제를 테러리즘과 난민 위기로 정했다.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최악의 테러를 계기로 주요국 정상들은 테러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특별 공동성명을 채택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이 참석한다.
프랑스는 테러 직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참석을 취소하고 외무장관과 재무장관만 참석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회의 참석을 위해 14일 오후 안탈리아에 도착했다.
반기문 총장은 개막 기자회견에서 IS의 파리 테러,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주요국들이 더욱 협력해서 테러에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정상들은 한 목소리로 테러 척결 의지를 밝혔다.
반 총장은 국제적으로 시리아 사태 해결에 대한 절박함이 되살아난 점을 환영하면서 전 세계가 수년에 걸친 갈등을 넘어 폭력을 외교적으로 종식할 수 있는 '드문 순간'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안탈리아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하고 IS 격퇴전, 시리아 해법 등을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파리 테러와 지난달 터키 수도 앙카라 테러를 '문명 세계 공격'으로 규정하고 "우리의 IS 척결 노력을 두배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제적 테러리즘에 대처하는 우리의 입장은 G20 정상회의에서 매우 강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찾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G20 정상들은 테러와 유럽 난민위기의 근원인 시리아 사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자는 의지도 16일 채택할 공동성명에 담을 예정이다. 공동성명에는 난민 재정착 문제와 인도적 지원 등을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리 테러가 난민 수용을 거부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융커 위원장은 "파리 테러를 자행한 범인들은 범죄자다. 난민이나 망명 신청자가 아니다"라며 EU의 난민 정책을 재고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파리 테러 용의자 중 1명이 그리스에서 난민으로 등록한 후 발칸반도를 거쳐 프랑스로 입국한 것으로 드러나 난민으로 위장한 테러리스트의 유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도 에르도안 대통령과 시리아 군사개입 등을 논의하며 브라질,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 정상들과 별도 회동을 가졌다.
미-러 정상 회동은 공식적으로 예정되지 않았지만 비공식적으로 만나 파리 테러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시리아 관련 2차 국제회담 결과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러시아,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 17개국 외무장관과 유엔 특사, EU 외교안보 대표 등은 전날 빈에 모여 시리아 내전의 정치적 해법 일정표에 합의했다.
다만 러시아와 서방 간 대립 등 각국의 입장이 달라 이날 업무만찬 이후 채택할 공동성명에는 선언적 내용만 담길 것으로 보인다. 빈 회담에서도 시리아 해법의 핵심 쟁점인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거취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G20 정상들은 16일 오전에는 금융 규제와 조세 개혁 등을 논의하며 업무오찬에서 '안탈리아 액션플랜'을 채택하고 회의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