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후 고용 승계, 믿어도 되나…SK브로드밴드‧CJ헬로비전 침묵 속 ‘초긴장’

2015-11-05 17:55

[SK브로드밴드/CJ헬로비전]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로 내년초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이 예고되면서 불어닥칠 후폭풍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텔레콤이 선제적으로 고용 승계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조직이 하나로 뭉치면 어떤 식으로든 인력 재편이 따른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직원들은 내년 4월 중 합병 완료와 함께 고용 승계하겠다는 SK텔레콤의 발표 이후 아직은 큰 동요 없이 향후 구체적인 합병 계획에 주목하고 있다. 시간이 남은만큼 성급한 행동에 나서기 보다는 사측 결정을 믿고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하지만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더라도, 양사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에서 조직 통폐합에 따른 인력 조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실제로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은 알뜰폰과 초고속인터넷 사업이 중첩되며 유료방송 역시, IPTV와 케이블TV로 구별되지만 서비스 관리 및 고객 지원 부분에서는 상당한 업무 중복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본사를 중심으로 수도권, 중부, 서부, 동부 등 5대 광역권에 마케팅과 네트워크를 구분해 고객을 공략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와 전국 23개 권역으로 세분화해 사업 및 서비스 전략를 펼쳐온 CJ헬로비전이 효율적으로 합쳐지려면 상당부분 메스가 불가피 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피인수된 CJ헬로비전 직원들이 느끼는 불안감에 따른 피로감은 더욱 크다. 합병 주체가 SK인 상황에서 향후 조직 개편이 SK브로드밴드가 주축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가 노조를 설립하고 직원들의 이익 보호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던 것과 달리 CJ헬로비전은 노조가 없어 상대적인 박탈감도 작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J헬로비전 한 직원은 "처음에는 구조조정이 없다고 하지만 조직이 새로 꾸려져 원치 않은 부서에 발령받는다면 그것도 사실상 구조조정"이라며 "합병 이후 통합 노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합병 후 조직 슬림화에 따른 인력 감축이나 희망퇴직은 항상 존재해왔던 시나리오"라며 "벌써부터 구직활동에 나서야 하는게 아니냐는 말들이 새어나오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통합 노조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SK텔레콤의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합병 이후 각종 사업에 대한 통폐합 과정에서 노조와의 갈등이 생길 경우, 경영전략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고용 승계와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없다는 것이 수뇌부의 분명한 입장이며 일부 중복 사업 역시 경영적 측면에서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며 "통합노조의 경우, 확정된 내용이 아닌 여러 가지 전망 가운데 하나인 만큼 당장 가타부타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