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ㆍ벵가지 넘어선 클린턴 모금액 쇄도…대선가도 '탄탄대로'
2015-10-25 16:17
◆바이든과 뱅가지를 넘어선 클린턴 "적수가 없다"
지난 한 주는 클린턴에게 최고의 한 주였다. CNN 등 미국 방송과 현지 언론들은 첫 TV 토론회부터 상승세를 탔던 힐러리 클린턴이 바이든 불출마와 벵가지 특위를 기점으로 확실한 승기 잡기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하원의 벵가지 특위 청문회는 결과적으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오히려 힘을 실어준 것으로 평가되었다.
무려 11시간 진행된 '벵가지 사건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방어전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벵가지 특위′는 지난 2012년 9월 무장괴한들이 리비아 벵가지 소재 미국 영사관을 습격해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대사 등 미국인 4명이 숨지게 했던 사건을 조사중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클린턴 전 장관을 겨냥한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특히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가 최근 언론에 "우리가 벵가지 특위를 꾸려 힐러리의 지지율이 떨어졌다"며 '정치적 의도'를 드러내면서 벵가지 특위의 진정성에 대한 의혹이 일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의 불행한 벵가지 청문회'라는 사설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공허한 의혹만 늘어놓으며 스스로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반면 클린턴 전 장관은 시종일관 차분한 자세와 정연한 논리로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역량을 적극적인 자세로 방어하면서 공화당의 맹공을 빈틈없이 막아냈다고 평했다.
CNN방송 역시 클린턴 후보가 큰 타격없이 벵가지 사태 대응에 대한 공화당의 비난이 난무하던 청문회를 치러냈다며, 청문회가 아무런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지만 공화당이 해명되지 않은 의혹들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다는 점은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벵가지 청문회 이후에 클린턴 전 장관을 향해 후원금 역시 물밀듯이 쏟아지고 있다. 힐러리 캠프쪽에 따르면 청문회 출석날 오전 9시부터 11시간 동안 온라인 후원금이 몰렸으며 총 모금액이 10만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LA 타임스는 또 할리우드 연예산업계가 9월 말 현재 미국 대선 레이스에서 쏟아 부은 정치후원금은 모두 550만 달러(62억 원)로 집계되었으며, 이 가운데 91%인 500만 달러(56억 4000만 원)가 클린턴 후보 캠프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 치솟는 지지율…공화당 '전전긍긍'
힐러리 클린턴의 지지율도 함께 치솟고 있다. 지난 23일 미국 퀴니피액대학이 첫 TV토론 다음날인 14일부터 20일까지 경선지역인 아이오와주에서 민주당 당원투표 예상 참가자 59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클린턴 후보는 51%의 지지율로 40%인 버니 샌더스과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퀴니피액대학은 "TV 토론을 잘했다고 해서 곧바로 지지율이 올라가지는 않지만 클린턴 후보는 예외"라며 "2대1의 비율로 클린턴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힐러리 클린턴의 재부상에 공화당은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계속되는 막말로 역풍을 맞고 있는 트럼프를 제외하고는 딱히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AP통신은 24일 "일부 공화당원은 트럼프를 끌어내리기 위한 조직적인 캠페인에 나서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여성과 소수인종, 특히 히스패닉계에 대한 독설을 계속하면서 공화당의 지지율이 타격을 입고 있기 지속적인 상처를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워싱턴에 소재한 공화당 외곽단체인 '성장 클럽'(Club for Growth)의 대표인 데이비드 매킨토시는 23일 성명을 내고 "그는 보수주의자가 아니며, 그저 최악의 정치인일 뿐"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에 반대하는 캠페인에 100만 달러를 지출했다는 매킨토시 대표는 "유권자들이 트럼프의 진실을 알게되면 그는 패배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의 여론조사는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최근 아이오와 주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두 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모두 벤 카슨 후보에게 선두자리를 빼앗겼다. 문제는 트럼프가 몰락할 경우 이를 대체할 '대안주자'가 마땅치 않은 점이다.
당 주류로부터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젭 부시 후보는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선거조직과 인력을 대폭 축소하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마이애미 선거본부의 인력과 봉급을 각각 25%와 40% 삭감하고 예산도 6월 대비 45% 줄였다.
이에 따라 부시 후보가 초반에는 고전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당의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었던 공화당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