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불출마에 클린턴 대세론 날개달았다

2015-10-22 16:55

[사진 = CNN 화면 캡쳐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힐러리 클리턴 대세론이 날개를 달았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의 최대 변수로 꼽혔던 조 바이든 부통령이 불출마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들은 바이든의 결정에 따라 힐러리 클린턴 대선 캠페인의 가장 큰 장애물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 급작스러운 불출마, 바이든은 왜 대권 꿈 접었나 

CNN 방송 등 미국 언론은 바이든의 불출마에 대해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최근 상당수 매체들이 바이든 출마를 점치는 보도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바이든 부통령은 21일 (이하 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 불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지난 5월 뇌암으로 장남을 잃은 바이든 부통령은 이후 몇개월 동안 "아직 심리적인 준비가 안됐다"며 출마 선언을 미뤄왔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선에서 이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면서 "후보자가 되지는 않겠지만, 침묵하지도 않겠다"고도 말했다. 

CNN 등은 "바이든은 미국 대권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얼마 만큼 시간이 필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고 분석했다. 30세에 상원의원에 당선된 바이든은 1988과 2008년 두 차례나 대선에 도전한 바 있다. 

NYT는 이날 바이든 부통령은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라이벌 의식과 반감을 갖고 있어 이번 불출마 선언과 함께 크게 좌절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이 불출마 연설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이름을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클린턴의 향후 선거운동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격려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의 이러한 태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유산을 이어갈 적임자는 자신이라는 생각이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연설에서 바이든 부통령은 "공화당은 적이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유산을 자랑스럽게 지켜가야 한다"는 등 클린턴 전 장관이 최근 TV 토론회에서 공화당을 적으로 표현하고, TPP 반대 등 오바마 행정부에 반기를 드는 행동에 대해 따끔한 지적을 가했다. 

◆ 민주당 2강 구도…반등하는 클린턴 지지율도 사퇴 배경

NYT 등 미국 주요 언론은 바이든 부통령의 불출마로 결국 가장 수혜를 받은 이는 클린턴 전 장관이라고 입을 모았다. 바이든 부통령과 클리턴 전 장관의 지지기반이 상당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율은 이메일 스캔들로 인해 주춤하다 지난 13일 첫 TV 토론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TV 토론회에서 시종일관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을 뿐 아니라 총기·외교 문제 등 복잡한 사안에 대해서도 확실한 의견표명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토론 이후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는 "클린턴이 민주당 후보가 될 것"이라고 못박기까지 했다. 

ABC 뉴스와 워싱턴 포스트가 공동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월 중순 힐러리 클린턴의 지지율은 54%로 지난달에 비해 무려 12% 포인트나 상승했다. 힐러리 클린턴의 인기 역시 바이든에게는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경선이 본격화된 6월부터 현재까지 바이든의 지지율은 10%대 중후반을 맴돌았다. 

힐러리는 바이든 부통령 출마 포기 소식이 알려진 뒤 발표한 성명에서 "역사는 조 바이든을 끝내지 않았다"며 "오늘 그가 말했듯 해야 할 일이 더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화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공화당 경선 1위 주자인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이 그와 가족을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성적이 형편없는 클린턴과 맞붙는 게 더 나을 것"이라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남겼다.

이민자·여성 차별 발언 등으로 끊임없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트럼프는 21일에도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선되면 일부 모스크를 폐쇄할 수도 있다"고 말해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15~18일 벌인 설문조사에서 공화당 성향 대상자들로부터 얻은 트럼프의 지지율은 32%에 달했다. 

MSNBC 방송 진행자 조 스카버러는 지난 19일 자신의 프로그램인 '모닝 조'에서 "금주들어 공화당 내부에서 트럼프가 실제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트럼프의 경선 우승 가능성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