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유사수신행위 및 현장검사 적법절차 위반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감독원과 이숨투자자문 사이에 본격적인 소송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이숨투자자문이 현장검사 적법절차 위반으로 금감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건에 대해 소송을 대리할 변호사 선임을 마무리했다. 이와 별개로 이숨투자자문에 투자를 했던 고객들이 조합을 구성, 지난 19일 검찰에 이숨투자자문을 사기죄로 추가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감원과 이숨투자자문 양측은 쌍방을 검찰에 고소·고발하며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8월 15일 유사수신행위 등 사기 혐의로 이숨투자자문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숨 측 역시 지난 8월 31일 금감원의 현장검사 이후 9월 7일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혐의로 금감원을 검찰에 고소했다. 이에 따라 실체적 부분(사기죄)과 절차적 과정(직권남용)의 크게 2가지 측면에서 치열한 법적 다툼이 예상된다.

양측이 제기한 소송 중 가장 먼저 진행되고 있는 사안은 이숨 측이 금감원에 제기한 손해배상 건이다. 법원은 현장검사를 담당했던 금감원 직원들의 적법절차 위반을 인정해 지난 5일 급여채권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가압류결정과 1심 재판을 대비하기 위해 최근 변호사 선임을 마무리했다"며 "다만 가압류에 대한 이의신청 여부는 어차피 같은 사안을 두고 다투기 때문에 1심 재판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있어 변호사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급여채권가압류를 신청한 이숨 측의 분위기는 단호했다. 이숨 측 소송대리 변호사는 "현장검사의 위법 압수수색 과정을 담은 동영상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아마 이의신청할 이유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로선 가압류결정에 대해 금감원이 이의신청을 하지 않고 본안에 집중할 경우, 소송 당사자인 A팀장과 B수석조사역은 각각 1억1000만원의 공탁금을 법원에 제출해야만 가압류가 해제된다.

이와 별도로 지난달 17일 검찰의 이숨투자자문 압수수색 이후, 기존 고객 총 2802명이 조합을 구성해 이숨투자자문을 사기혐의로 지난 19일 검찰에 추가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대리를 맡은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는 "현재 구속된 5명의 이숨 측 관계자 이외 6명을 추가 파악해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금감원 설립 이래 현장검사 과정에서 금융회사와 소송에 휘말린 것과 더불어 담당 직원의 급여채권가압류가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시에 최근 다단계 사기로 화제가 됐던 조희팔 사건이 언론에 다시 회자되면서 이번 사건에 금융권과 법조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법조계 관계자는 "사기 혐의는 기본적으로 계좌 및 선물거래 차트 등 자료를 조사해보면 드러나기 때문에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 말고는 특별한 게 없다"며 "다만 적법절차를 강조하는 최근 법원의 경향을 고려하면 정당한 목적을 위해 집행된 검사라 할지라도 절차에서 위법이 발견될 시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2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는 금감원이 검찰에 고발한 이숨투자자문의 대표 안 모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5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