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영국行 맞춰, 中 CNPC- 英 BP '오일 협력' 손 잡는다

2015-10-19 15:29
중국 페트로차이나, 영국 BP 유전개발 협력 약속 '전략적 오일 동맹' 맺는다

중국 페트로차이나와 영국의 BP가 시진핑 영국 방문기간에 맞춰 전략적 유전개발 협력을 약속할 예정이다. [사진=바이두/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대표 국영석유기업인 페트로차이나(CNPC)와 영국 에너지기업 BP가 유전개발 등에서 협력하는 '전략적 오일 동맹'을 맺을 예정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페트로차이나와 영국 BP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취임 후 첫 영국 국빈 방문기간(19~23일)에 맞춰 '전략적 제휴'에 나설 예정이라고 18일 보도했다.

두 '거물급' 기업이 협력의 손을 맞잡고 중국과 서아프리카, 중동지역의 유전개발 등 지역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등 윈윈을 적극 모색할 예정으로 이러한 협력이 에너지업계, 특히 석유업계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FT는 두 기업간 협력이 중-영 경제협력의 거리를 좁히는 동시에 각각 얻을 수 있는 '성과물'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했다.

우선 BP는 중국이 공략하고 있는 남중국해 유전군 '야청(崖城) 13-1' 등 유전개발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중국이 아세안(ASEAN) 주변국가와 영유권 갈등을 빚고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남중국해에는 약 230억톤의 막대한 원유가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규모가 막대하고 잠재력이 큰 중국의 항공연료, 석유 소매판매 시장 등에서도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사업기회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페트로차이나는 BP와 함께 북해와 서아프리카, 중동 등 해외시장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포부다. BP는 북해(유럽대륙과 영국 사이의 바다) 서아프리카 등 지역에 이미 진출해 있어 페트로차이나가 이 지역 유전탐사에 있어 BP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구체적인 협정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우선적으로 지난 2009년 함께 수주에 성공한 이라크 유전개발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두 기업은 이라크 남부 루마일라 유전개발 사업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 수주에 성공하고 페트로차이나와 BP, 이라크 국유기업 남방석유공사가 각각 37%, 38%, 25%씩 지분을 확보한 합자회사도 설립한 상태다.  

루마일라 유전은 세계에서 2위 규모의 대형유전으로 원유 매장량이 200억 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하루 평균 석유 생산량은 134만 배럴이다. 페트로차이나와 BP는 하루 평균 생산량을 두 배 수준인 285만 배럴까지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최소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이번 영국 국빈방문으로 중국과 영국간 경제적 거리가 급격히 가까워질 전망이다. 거물급 석유기업간 제휴는 물론 원자력 발전, 고속철, 금융, 부동산, 과학기술 등 각 분야에서 약 150여개의 경제협력안이 체결될 예정이다. 

시 주석의 영국 방문기간 중국이 중국광핵그룹을 필두로 영국 남부 힌클리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는 사업비만 160억(약 30조원)~245억 파운드(약 44조원)에 달한다. 이 외 영국은 중국이 자체개발한 원전을 영국 남동부 에식스 브래드웰에 건설·운영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 고속철 조성사업과 영국 기업혁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등에 중국의 '통 큰 ' 투자가 약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분야에서는 중국 인민은행이 홍콩 외 해외 지역 최초로 런던에서 역외 위안화 단기 국채도 발행, 런던을 위안화 국제화 기지로 삼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