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호르몬 '옥시토신' 폭식증 치료 가능성 확인
2015-10-06 12:33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한국과 영국 연구진이 사랑의 호르몬으로 알려진 '옥시토신'으로 폭식증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옥시토신은 포유동물의 몸 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중 하나로 사람간 교감이나 부부애, 모성 본능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는 영국 킹스칼리지런던대 재닛 트레져 교수와 함께 연구한 이런 내용의 논문을 미국 공공도서관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섭식장애를 앓는 거식증 여성 35명, 음식 섭취를 통제하지 못하는 폭식증 여성 34명, 건강한 여성 33명에게 각각 옥시토신과 가짜약을 1주일 간격으로 투여하고 하루 섭취 열량을 측정했다. 참가자들의 평균 나이는 22세였다.
건강한 여성은 가짜약 섭취 때 2295㎈였던 하루 열량이 옥시토신 투여 후에는 평균 116㎈가 줄어든 2179㎈로 측정됐다.
반면 음식을 거부하는 거식증 환자의 경우는 가짜약 섭취(1988㎈)와 비교해 옥시토신 섭취(2151㎈)가 열량을 줄이는 효과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폭식증 치료에 이용하면 부작용 없는 치료제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사용되는 정신심리치료는 치료 반응률이 50% 이하이고, 항우울제는 이보다 더 낮은 19%에 머문다.
김율리 교수는 "이번 연구로 정신 질환에 대한 옥시토신 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근거를 추가했다"면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옥시토신은 섭식장애나 비만, 대사성합병증 등의 치료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