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편의' 국내 첫 메이저리그식 팔각형 야구장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2015-10-05 13:30
대우건설 내년 2월 준공… MLB 필라델피아 홈구장 벤치마킹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대구 '삼성 라이온즈' 프로야구단의 새 홈구장이 2016시즌부터 전국 야구팬들의 열기를 담아낼 예정이다. 국내 최초의 팔각형 다이아몬드 형태로 지어지는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는 현재 80%의 공정률로 대우건설이 시공 중이다.
지난 2일 찾은 라이온즈 파크는 콘크리트 노출면으로 꾸며진 외부에, 내부에서는 잔디 식재 전 바닥 고르기 작업이 한창이었다. 골조공사는 거의 마무리 된 가운데 조명과 전광판 등의 시설이 구비돼 있었다. 좌석은 다음 달께 부착될 예정으로 아직은 다소 썰렁한 모습이었다. 한편 이날 저녁 대구시민운동장에서는 삼성의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가 펼쳐졌다.
대구 수성구 연호동 인근 15만1379㎡ 부지에 건립되는 라이온즈 파크는 총 2만4300석, 수용인원 2만9100명 규모의 개방형 구조를 자랑한다. 사업비는 국비와 대구시의 지원 아래 총 보상비 등을 포함한 1666억원이 투입됐다. 2012년 말부터 시작된 공사는 내년 3월 시범경기 전인 2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실제 대구야구장 하부 스탠드부터 1·3루 베이스까지의 거리는 18.3m로 국내 최단 거리다. 직선형 관중석의 모든 좌석은 경기를 실감나게 즐기도록 투수방향으로 배치됐다.
다만 팔각형 구조가 원형 구장보다 좁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외야의 직선 구간이 짧아 홈런이 잦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필드 축은 관람객이 햇빛을 등질 수 있도록 동북동향으로 배치됐다. 오후 6시께 필드의 약 83%까지 그늘이 형성돼 눈부심이 덜하다. 기존 시민운동장에서와 마찬가지로 홈팀 관람석은 3루측으로 정해졌다.
입지 또한 도시 한가운데 위치한 다른 야구장들과 달리 자연녹지지구에 위치해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홈구장처럼 쾌적한 관람환경을 제공한다.
금현철 현장소장은 "국내에서도 메이저리그 수준의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설계를 적용했다"며 "필드의 흙과 그물망, 안전펜스까지도 메이저리그에서 모두 들여왔다"고 말했다.
라이온즈 파크에서는 화장실이나 매점으로 이동하더라도 경기를 놓치지 않고 즐길 수 있다. 하부와 상부 관람석 사이의 복도를 편의시설(개방형 메인콘코스)로 설계한 것이다. 용도는 다르지만 흡사 영국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아스날 홈구장) 등 관람객에게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는 해외 구장을 보는 듯 했다.
좌석 중에는 스카이박스, 잔디석, 서포터즈석, 바베큐석, 파티플로어, 패밀리석, 모래놀이존 등 11가지, 5000석 규모의 이벤트석도 마련된다. 관람객 비율을 고려해 전체 좌석의 55%가 홈팀 좌석으로 배치되는 비대칭 형태다.
대우건설은 관람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동시에 안전에도 신경을 썼다는 설명이다. 구장 자체는 진도 7.0의 지진에도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됐고, 상부 관람석 4~5층 앞쪽에 설치된 국내 최초의 유리 난간에는 T12 강화유리가 사용됐다. 당초 마련될 예정이었던 바베큐석은 화재 위험 등을 이유로 없앴다.
금현철 소장은 "야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높은 대구 시민들의 열정을 담아낼 수 있는 최고의 야구장을 차질 없이 건설하겠다"며 "삼성이 전통의 야구명가인 만큼 2016년 한국시리즈가 신축된 대구야구장에서 열리는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