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산매각 논란 리카싱, 유럽행 지속...이번엔 포르투갈 풍력발전

2015-10-04 16:08
리카싱 회장 산하 전력회사, 포르투갈 2위 풍력발전업체 인수

리카싱 CK허치슨홀딩스 회장 [사진 = 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시장에서 '발빼기' 논란에 휩싸인 리카싱(李嘉誠) 홍콩 CK허치슨홀딩스 회장이 악화된 여론에도 불구하고 유럽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동방재부망(東方財富網)은 계속되는 중국 자산매각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음에도 리 회장의 '중국 자산 매각, 유럽 자산 매입'의 행보가 흔들림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4일 전했다. 리 회장의 CK허치슨홀딩스 산하 전력에너지실업공사(電能實業公司)가 3일 포르투갈 풍력발전 2위업체인 Iberwind그룹 인수 협약을 체결했다고 공표한 것이다.

Iberwind는 포르투갈 전역에 총 39개의 풍력발전소를 두고 있는 대형 발전업체로 연간 생산가능 전력량이 648테라와트(TW)에 달한다. 현재 3곳의 풍력발전소도 추가 건설 중이다. CK허치슨홀딩스는 약 2억8800만 유로(약 3804억원)에 Iberwind를 매입하며 포르투갈 당국의 인수 승인도 받은 상태로 알려졌다.

리 회장은 최근 중국 자산은 줄이고 유럽 투자확대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3월 영국의 이동통신업체 O2를 92억5000만파운드(약17조원)에 인수하고 에버숄트 철도그룹 등도 매입했다.

최근 리 회장의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중국 국내 여론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지난달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사설을 통해 "리 회장이 중국을 떠난 것을 후회하도록 더 좋은 나라를 만들자"라며 "세계 경제 총량의 12%를 차지하는 중국에 기업인 한 명이 떠난다고 큰 의미도 없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리 회장은 지난 1990년대 이후 중국 본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지난 2013년 상하이 금융센터 등 굵직한 중국 부동산을 대거 매각하면서 중국 철수설에 휘말려왔다. 지난 3년간 리 회장이 매각한 중국과 홍콩 자산규모는 16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에 리 회장도 반박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지난달 29일 리 회장은 성명을 통해 "중국 시장 철수설은 사실무근이며 이는 문화혁명식 공격"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강조한 것처럼 중국은 개혁개방의 길을 계속해서 걸어가고 있다"면서 "일각의 근거없는 주장이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우고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주시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리 회장의 개인 순자산은 314억 달러로 세계 18위의 억만장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