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리카싱이 보여준 '신의 한 수'...적절한 시기 중국발빼기
2015-09-07 10:50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최근 중국 경기둔화 심화로 기업의 중국 엑소더스(탈출) 및 자본유출 현상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일찌감치 중국서 발을 뺀 리카싱(李嘉誠·87) 청쿵(長江)그룹 회장의 투자전략이 재조명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 회장이 지난 몇 년간 중국 내 자산을 서서히 줄여가면서 핵심 투자지역을 전환해하는 '적절한 타이밍'의 투자회수 전략을 보여줬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화권 투자계의 살아있는 신화로 '상신(商神·장사의 신)' 혹은 '초인(超人·슈퍼맨)'으로 불려온 리 회장은 지난 2011년 허치슨포트홀딩스 지분 62%를 55억 달러에 매각했고, 같은 해 후이셴(匯賢)부동산신탁 40%를 16억5000만 달러에 넘겼다. 작년에는 소매점 체인인 A.S 왓슨의 지분 25%를 56억8000만 달러에, 홍콩일렉트릭과 아시아콘테이너터미널스홀딩스의 지분 50%와 60%를 각각 31억 달러와 3억2000만 달러에 팔았다.
이에 따라 지난 2011년 24%에 불과했던 리 회장의 유럽 투자 비중은 지난해 42%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투자 비중은 38%에서 30%로 감소했다.
리 회장이 유럽투자를 확대한 이유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홍콩과 달리 유럽은 여전히 무궁무진한 투자처를 갖고 있으며, 유로화 약세로 유럽 자산이 중국보다 싸졌다는 점이 주요 이유로 거론된다.
우디 우 홍콩중문대학 회계담당 교수는 "리카싱 회장은 자산 매각 시점을 결정하는 데 매우 뛰어나다"면서 "금융과 관련해서는 천재로 볼 수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