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시골편지]아침햇살에 이불을 널고
2015-09-21 12:55
김경래 OK시골 대표(시인)
나도 모르게 또 널 생각하다
제멋대로 자라는 생각의 각질들
햇살에 반사돼 먼지가 일어
때때로 가슴 먹먹한 비염이 되고
내 속을 뒤지면 분명
너의 박테리아가 자라겠지
가슴 가득 심어 가꾸던
매듭 없이 자라기만 한 내 여린 감수성은
기생하기 늘 알맞은 습도
밤새 자란 각질들로 가려운 아침
생각 켜켜이 털어 햇살에 내어 말리다
그냥 쳐다만 봐도 눈물 나는 가을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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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아침햇살은 너무 상쾌하다. 쳐다만 봐도 눈물이 날 것 같은 가을하늘이다. 너무 오래 써서 눅눅해진 이불을 데크에 널어 말린다. 기생하던 각종 박테리아들이 햇살에 바삭바삭 멸균 되는 느낌으로 늘상 근질거리던 몸도 마음도 상쾌해 진다. 살며 생기는 이러저러한 생각들이 너무 많다. 쓸데없는 걱정과 근심, 원망 등 많은 나의 잡생각들도 각질처럼 일어나 때때로 마음을 어지럽힌다. 이러한 생각들, 살며 소모하고 남는 너무 많은 생각의 각질들도 내어 말리고 싶은 가을 햇살이다. 그러면 내 마음도 가벼워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