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2세' 지분율 높은 기업, 내부거래도 '껑충'…비상장사도 23.3% 차지

2015-08-27 14:28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181조1000억…4000억 '찔끔' 감소
총수2세 내부거래 높아…비상장사 비중 상장사의 3배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 총수 2세의 지분율이 높을 경우 내부 거래도 상승하는 등 부당거래를 통한 편법상속의 통로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감독당국의 감시를 덜 받는 비상장사의 내부거래 비중도 상장사의 3배에 달해 더욱 촘촘한 감시망이 요구된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5년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지정 기준 민간 대기업집단(48개)의 내부거래 금액은 181조1000억원이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내부거래 비중을 보면 12.4%로 감소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전년보다 0.02%포인트 줄어드는 등 181조1000억 중 400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내부거래 규모는 상장사보다 비상장사가, 총수없는 집단보다 총수있는 집단에서 비중이 높게 나왔다. 40개 전체집단 중 상장사의 내부거래비중을 보면 7.9%로 81조7000억원 규모다.

하지만 비상장사는 23.3%인 99조3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총수있는 집단의 내부거래 규모는 상장사 70조2000억(7.8%), 비상장사 91조9000억원(24.5%)이었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집단은 SK로 전체의 28.9%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포스코 19.4%, 현대자동차 18.8% 등의 순이다.

내부거래 금액이 큰 집단 역시 SK로 47조7000억원에 달했다. 현대자동차·삼성도 각각 31조1000억·25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내부거래 금액이 높은 이유는 석유화학제품(SK), 자동차(현대자동차), 전자제품(삼성) 제조 관련 수직계열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총수 2세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 거래 비중도 높았다. 총수 2세의 지분율을 보면 20% 미만인 계열사의 매출액에서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13%에 달했다. 총수 2세의 지분율이 50% 이상일 경우에는 내부 거래 비중이 42.7%였다. 지분율 100%는 51.8%를 기록했다.

내부거래 비중은 서비스업에서 높게 나왔다. 제조업의 경우는 내부거래 금액이 높은 업종으로 분류됐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업종을 구체적으로 보면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디자인·사진촬영)이 87.8%를 차지했고
내부거래 금액이 큰 업종으로는 코크스·연탄·석유정제품 제조업이 30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내부거래 비중(내부거래 금액 2조원 이상)이 높았던 SI, 부동산업, 사업지원서비스업, 창고·운송서비스업, 전문서비스업 등 상위 업종은 감소한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한솔홀딩스·한라홀딩스 등 지주회사의 신설에 따른 해당업종의 총매출액 증가로 내부거래비중이 상대적으로 감소한 측면이 크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내부거래는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 총수의 사익추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부당 거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특히 총수 2세의 지분율에 따른 내부거래 변동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경영권 승계 확보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